버냉키 QE축소 발언에 금값 추풍낙엽

버냉키 QE축소 발언에 금값 추풍낙엽

유현정 기자
2013.06.21 16:03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며 치솟았던 금 가치가 양적완화(QE) 축소시기가 임박했다는 발표에 수직 하락했다.

금 선물가격이 20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전날 QE 축소와 중단 발언으로 인해 6.4% 하락해 온스당 13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자거래에서 전 거래일보다 87.80달러, 6.39% 내린 온스당 1286.20달러에 체결됐다. 이는 지난 2010년 9월 이후 2년9개월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연준 전망대로 간다면 하반기 중에 QE 규모를 줄인 뒤 내년 중반쯤 이를 중단할 것이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금값이 급락했다. 또 일부 투자은행들의 금값 전망치 하향 조정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UBS는 이날 금값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UBS는 금값 1개월 전망치를 종전치에서 12.3% 하락한 온스당 1250달러로 수정했다. 3개월 전망치는 10% 하락한 1350달러로, 연간 전망치는 10% 낮은 1440달러로 제시했다.

앞서 소시에테제네랄(SG)도 지난 17일 연말 금가격 전망치를 지난 4월21일 제시한 1375달러에서 1200달러로 12.7% 낮춘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최대 규모의 금 상장지수펀드(ETF)상품을 운용하는 SPDR골드트러스트는 전날 보유량을 0.42% 줄였다.

시장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QE가 결국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에 금 가치 상승에 베팅해왔다. 역사적으로 금이 급격한 인플레이션 기간에 주식이나 채권보다 더 높은 가치를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이에 2011년에는 금값이 온스당 1920.30달러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자체가 연준이 설정한 목표치보다 한참 아래에 있다. 게다가 지난해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낸 자산을 쥐고 있으려 하지 않았다는 점도 금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일부 투자자들로 하여금 거의 제로 수익률에 가까운 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끼게 했다고 풀이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를 운영하는 CME그룹이 다음주부터 금 선물 투자자들로부터 받는 개시증거금을 한 계약당 기존 7040달러에서 8800달러로 25% 인상한 것도 금값 하락을 부채질 할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과 캐나다 광산에서 생산되는 금의 손익분기점이 온스당 1200달러~1250달러선이라서 급값이 현재보다 더 낮아지면 채산성이 맞지 않게 된다고 제프 리라이트 글로벌헌터증권 선임애널리스트는 지적했다.

다만, 전날 하락분이 "재고처분"에 불과하며 시장이 다시 강세장으로 변할 것이란 낙관론도 존재한다.

헤지펀드 에이티언트캐피털파트너스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베던트 미마니는 "금값은 두 번째 강세장을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며 "전 세계 정부들이 부채를 계속 만들어내는 한 금이 위험을 가두는 가장 안전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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