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 역풍 경고 G20에서 통할까

美 출구전략 역풍 경고 G20에서 통할까

김신회 기자
2013.09.04 11:10

인니, 브라질 등 신흥국 우려 고조...시리아 사태 의제 선점 G20 논의 주목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출구전략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그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시리아 사태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지만 신흥국 진영을 중심으로 미 출구전략을 의제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강해 실제 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차팁 바스리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미국의 출구전략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불투명한 통화정책 향방이 인도네시아는 물론 브라질, 인도 등 과거 어느 때보다 세계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큰 신흥국 경제가 성장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이 통화완화 규모를 줄인다는 방침은 그 과정에 대한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며 "세계가 서로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더 나은 방법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흥시장에서는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우려로 급격한 자금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저금리 기조 아래 대거 푼 양적완화 자금은 그동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흥시장으로 몰렸지만 미국이 부양책을 거둬들이면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글로벌 자금은 다시 미국 등 선진국으로 향하고 있다.

바스리는 미국이 조장한 불확실성 때문에 동남아시아의 주요국들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대응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세상의 어떤 나라도 미국의 양적완화에 대해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사람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으로 생각하지만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에 대한 메커니즘은 물론 그 충격에 대해서도 잘 모르기 때문에 그저 추측만 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도 FRB의 정책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지난주 연설에서 "우리는 지금 FRB가 촉발한 금융시장의 새 난기류에 직면해 있다"며 "FRB는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FRB가 다른 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몰고 올 역풍을 경계했다.

OECD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의 불균형을 지적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 문제와 함께 최근 신흥시장에서 나타난 취약성을 세계 경제가 직면한 2대 위험으로 꼽았다. OECD는 특히 신흥국발 위기는 아직 탄탄하지 않은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꺾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달 말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FRB 연례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이 알 수 없는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입구가 그랬던 것처럼 출구 또한 우리를 미지의 영역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IMF는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의 개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시리아 사태가 사실상 이번 G20 회의의 주요 의제로 선점된 상황에서 신흥국 지도자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역풍에 대한 관심을 모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한 소식통은 호세프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FRB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는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호세프 대통령의 이번 회의 연설 어조는 그가 미국의 정책을 얼마나 언짢아하고 있는지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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