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장, 세계 최대 도시인 뉴욕이 23일 밤(현지시간) 에볼라 공포에 떨었다.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에볼라 감염 환자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에서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은 첫 환자는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다.
스펜서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다 지난 17일 뉴욕 JFK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이날 방역복을 입은 채로 맨해튼 벨뷰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현재 격리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속보로 이 소식을 전했고, 뉴요커들은 늦은 밤 TV를 통해 긴급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미국 보건당국은 벨뷰 병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펜서가 접촉한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감을 차단하는데 주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뉴요커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JFK공항의 검역조치가 뚫렸다는 게 이번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뉴욕이 미국의 최대 관광도시라는 점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스펜서가 22일 저녁 맨해튼 동북부의 할렘 자택에서 브루클린 볼링장까지 갔다 온 것도 에볼라 전염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CNN 등 현지 언론들은 스펜서의 이동 거리를 상세하게 보여줬는데, 이동 거리는 10마일(16km)이나 된다. 그는 브루클린으로 갈 때는 지하철을 탔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시간이 40여분, 택시로는 20여분 걸렸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 가능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뉴욕 보건당국은 회견에서 스펜서 박사와 가까이 접촉한 약혼녀와 친구 2명 등 3명을 격리중이며, 택시 기사는 감염 위험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스펜서가 살던 할렘 아파트는 현재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주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스펜서가 접촉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 콜럼비아대학 부설 병원 소속 전문의인 스펜서는 아프리카에서 귀국한 후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으며 환자 진료도 시작하지 않았다는 게 병원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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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국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와 지하철, 볼링장 등에서 스펜서와 접촉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제2, 제3의 뉴욕 에볼라 감염자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하철 등에서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당국의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텍사스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확인된 지 불과 20여일만에 에볼라가 뉴욕에 상륙함에 따라 뉴요커들은 공포에 떨면서 가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