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도시 뉴욕 에볼라 상륙…'에볼라 공포' 현실되나

美 최대도시 뉴욕 에볼라 상륙…'에볼라 공포' 현실되나

김지훈 기자
2014.10.24 16:05
크레이그 스펜서/사진=링크드인
크레이그 스펜서/사진=링크드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미국 최대도시 뉴욕시에 상륙하며 미국인들의 '에볼라 공포'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볼라 '진원지'인 서아프리카 기니 국경 인근 말리에서도 첫 에볼라 확진 환자가 나타나면서 에볼라 통제의 어려움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기니에서 뉴욕시에 돌아온 의사 크레이그 스펜서(33)가 맨해튼 밸뷰 병원 검사 결과 에볼라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는 뉴욕의 첫 에볼라 감염자로, 텍사스에서 확진된 이후 지난 8일 사망한 토머스 에릭 던컨을 비롯해 미국 내 네 번째 에볼라 판정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스펜서의 초기 양성반응 결과를 재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에 나선다.

미 컬럼비아의대 응급의학과 의사인 스펜서는 '국경없는의사회'(MSF)와 함께 에볼라 환자를 돌보려고 지난달 기니로 떠났다. 그는 기니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다 지난12일 출국, 벨기에 브뤼셀을 거쳐 17일 뉴욕 JFK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후 감염의심 증상을 보인 그는 병원으로 이송돼 격리조치를 받고 있었다.

미국은 에볼라 확산을 막고자 지난 11일부터 JFK 공항에서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사태가 심각한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한 승객을 상대로 체온을 재는 입국 검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스펜서가 에볼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검역 조치가 뚫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미국인이 지녔던 에볼라 공포와 뉴욕 내 첫 에볼라 환자 출현이 맞물리며 우려가 확산될 조짐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 하버드대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4분의 1 이상이 가까운 미래 자신의 가족이 에볼라 감염자가 될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고 지난 21일 보도했다. 하버드대 공공보건대학원(HSPH)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지난 8월 1000명 이상의 성인을 공동 조사한 결과 응답자 26%는 자신의 가족이 오는 2015년에 걸쳐 에볼라에 감염될 것으로 내다봤다. 39%의 응답자는 미국에서 에볼라가 크게 창궐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국은 불안감을 잠재우기위해 나섰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극소수 사람만 스펜서와 직접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에볼라는 통상 동물 접촉 또는 사람 간 체액 등을 통해 전염되며 공기를 통해 전염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같은 공간에 있었던 이들의 수 자체는 많아 2차 감염자 추적 작업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있다. NYT에 따르면 스펜서는 입원 전날 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까지 지하철을 타고 볼링장에 갔으며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탔다. 뉴욕시 보건당국은 스펜서 박사가 지하철에 탑승했을 때 동일 객차 안에 있던 탑승객들까지 일일이 찾아내는 노력을 할지 불분명하다고 NYT는 지적했다.

제과점 청소부인 로버트 캠벨(54)은 미 NBC와 인터뷰에서 "공포스럽다"면서 "(지하철에)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이가 어떤 이인지 알 수 없다. 누군가 재채기를 한다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까지 밸뷰 병원에 30명 이상이 에볼라 검사를 받으러 왔다. 다만 이중 양성 판정을 받은 이는 없었다.

뉴욕시는 스펜서가 거주하는 할렘 아파트 출입을 전면 통제시켰다. 뉴욕시 보건당국도 방역작업을 위해 스펜서의 여행 기록과 에볼라 감염 증상이 발생한 시점 등을 고려해 그가 접촉한 인물을 중심으로 에볼라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추적작업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스펜서가 귀국한 뒤 그와 가까이 접촉한 친구 3명을 추적해 격리하고 이 중 1명은 입원시켰다.

이날 서아프리카 말리에서도 에볼라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말리는 스펜서가 에볼라 환자를 돌봤던 기니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기니를 다녀온 두 살짜리 여자아이가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말리에서 에볼라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생국은 모두 6개국으로 늘었다. WHO에 따르면 10월19일 기준 에볼라 감염자는 9936명, 사망자는 4877명이다.

국가별로 라이베리아에서 4665명이 감염되고 2705명이 사망해 가장 피해가 컸고, 시에라리온에서는 3706명이 감염돼 1259명이 사망했다. 기니는 1540명이 감염돼 904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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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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