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적자 43%급증, 성장률 하향될 듯… IMF, 그리스 지원 안할 수도

뉴욕 증시가 무역수지 적자 확대와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최근 상승폭이 컸던 기술주와 중소형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최근 3대 지수는 심리적 저항선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77.6포인트(1.55%) 하락한 4939.33을 기록했다. S&P500 지수 역시 25.03포인트(1.18%) 후퇴하며 2089.47로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142.33포인트(0.79%) 떨어진 1만7928.2로 거래를 마쳤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투자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매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 美 무역수지 적자 6년반 만에 최대… GDP 성장률 낮아질 듯
이날 증시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는 소식에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3월 수출이 0.9% 증가한 1878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7.7% 늘어난 239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전월대비 43.1% 급증한 51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이며 증가율 기준으로는 1996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마켓워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43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359억달러였다.
1분기 평균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5.2% 증가한 433억달러를 나타냈다. 이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672억달러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8년 만에 최대치다.
이처럼 무역수지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은 서부 항만 파업 종료 영향으로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식품과 소비재 수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 관련 제품 수입은 역대 최저를 나타냈다. 미국내 원유 생산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무부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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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치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은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중국 수출은 13.6% 증가한 반면 수입은 31.6% 급증했다. 이에 따라 대 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312억달러로 전월대비 38.6% 증가했다. 미국 전체 무역수지 적자 규모의 60.7%가 중국 때문인 셈이다.
◇ 엇갈린 서비스업 지표, 경기 확장 지속
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관련 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 확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4월 ISM 서비스업지수는 57.8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56.5는 물론 로이터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56.2보다 높은 것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ISM 서비스 지수가 50을 넘기면 경기 확장을, 50보다 낮으면 경기 후퇴를 의미한다.
ISM 기업활동지수는 3월 57.5에서 61.6으로 상승했다. 이 역시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57.9로 예상했다.
고용지수는 56.6에서 56.7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수출 지수는 59에서 48.5로 하락하며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마르키트가 조사한 4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7.4로 예비치 57.8보다 낮아졌다. 이는 지난 3월 59.2보다도 감소한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업 고용지수는 55로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역시 예비치 55.4보다 낮은 수준이다.
◇ 국제유가 5개월 만에 최고치… 금값 상승, 달러 약세
이날 국제 유가는 리비아 원유 수출 중단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출 가격 인상 영향으로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7달러(2.49%) 급등한 60.4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68.4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리비아 반군이 원유 수출 항구를 봉쇄한데다 사우디가 미국과 북유럽 원유 수출 단가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커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달러는 약세를 나타냈다. 서비스업 지표는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달러 약세를 막지는 못 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48% 상승한 1.119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 역시 0.2% 떨어진 119.8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39% 하락한 95.07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 약세는 금값을 끌어올렸다. 다만 심리적 저항선인 1200달러를 돌파하는데는 실패했다.
이날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6.4달러(0.5%) 상승한 1193.2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1199.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13.8센트(0.8%) 상승한 16.57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 유로존 성장률 전망 1.5%로 상향 불구, 그리스 우려에 증시 약세
유럽 증시는 경제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그리스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600 지수는 1.5% 하락했고 영국 FTSE100 지수 역시 0.84% 내린 6927.58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의 DAX30 지수는 2.51% 급락한 1만1327.65를 기록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도 2.12% 떨어진 24974.07로 마감했다.
유럽위원회는 유가 하락과 유리한 환율,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1.5%로 0.2%포인트(p)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은 1.9%로 제시했다.
영국 베렌버그 은행의 크리스티안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미국과 영국의 1분기 성장률을 앞지른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라며 "유럽 지역 경제가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1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1.6%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리스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채권단이 그리스 채무를 상당액 탕감해주지 않으면 그리스 지원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오는 11일 유로그룹 회의가 열리기 전에 추가 지원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리스 정부의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