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수입물가·기업재고 일제히 부진, 연준 금리인상 지연 전망

뉴욕증시가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약발이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S&P500과 다우는 약보합과 강보합권에서 맴돌았고 나스닥 역시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64포인트(0.03%) 하락한 2098.48을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7.74포인트(0.04%) 내린 1만8060.49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5.50포인트(0.11%) 상승한 4981.69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의 가장 큰 호재는 아이러니하게도 예상에 못 미치는 경기지표들이었다. 경기지표 부진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인상에 나서기 힘들 것이란 기대로 이어졌고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지표 부진 외에는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요인이 없었다”며 “하지만 소매판매 부진은 미국 경제의 2/3를 차지하는 소비가 2분기에도 부진할 것임을 예고한다. 9월 금리인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美 4월 소매판매 예비치 증가율 전월比 0%…예상 하회
이날 미국 상무부는 계절조정치를 적용한 지난 3월 소매판매 예비치가 전월과 비교해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 0.2% 증가는 물론 3월 1.1% 증가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처럼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돈 것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4월 자동차 판매는 전달보다 0.4%, 가솔린 판매는 0.7% 줄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각각 0.1% 증가했다.
자동차 등 대형 소비재에 대한 구매가 감소한 것은 경제성장률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가격 등락이 큰 휘발유와 자동차 판매를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0.1%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 0.4% 증가와 전달 기록 0.7% 증가에 모두 못 미쳤다. 또 국내총생산(GDP) 계산에 포함되는 항목(음식료 서비스와 자동차 딜러, 건축자재 인테리어 도구 판매 업체 판매 제외)도 전달과 같았다. 3월엔 수정치 기준으로 0.5% 상승한 바 있다.
◇ 美 4월 수입물가지수 0.3% 하락…10개월째 내리막
수입물가 하락세는 10개월 연속 이어졌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수입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0.2% 하락은 물론 전문가들의 전망치 0.3% 증가에 못 미친 것이다. 지난 12개월 간 누적 수입 물가 하락률은 10.7%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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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입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달러 강세와 국제 유가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매판매 부진에 이어 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은 더욱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연간 2%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달 수출 물가는 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월 기록인 0.1% 상승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 12개월 간 누적 수출 물가는 연율 기준으로 6.3% 하락했다.
◇ 美 3월 기업재고 전월比 0.1% 증가…1Q 성장률 하향될 듯
기업재고 역시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이날 계절조정치를 적용한 3월 기업재고가 전월대비 0.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이자 직전월인 2월의 수정치 기록인 0.2% 증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2월 기록은 당초 0.3% 증가에서 0.2%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경기회복이 생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재고증가세가 기대에 못 미친 것은 3월 판매가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재고가 크게 소진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재고는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여서 1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위축됐음을 보여준다.
GDP 산출에 사용되는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재고는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1분기 GDP 성장률 산출 시 적용했던 0.8% 증가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에 따라 1분기 GDP성장률은 기존 0.2% 증가에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달러 급락, 금값 급등… 유가 소폭 하락
경기지표 부진은 달러 약세로 이어지며 1% 가까이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97% 하락한 93.6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약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1.28% 급등한 1.1356달러를, 달러/엔 환율은 0.62% 하락한 119.11엔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국제 금값은 1210달러를 돌파하며 지난 4월6일 이후 5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5.8달러(2.2%) 급등한 1218.2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69.5센트(4.2%) 급등한 17.221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2월 중순이후 최고 가격이다.
국제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감소했지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며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25달러(0.4%) 하락한 60.50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0.05달러(0.1%) 내린 66.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을 깨고 감소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22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38만6000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이 미국의 원유 재고 수준이 1년전에 비해 약 2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하락 반전했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하루 원유 생산량이 최소 150만배럴 감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