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커 주도 그리스 막판협상 실패…18일 유로그룹 회의 촉각

융커 주도 그리스 막판협상 실패…18일 유로그룹 회의 촉각

김신회 기자
2015.06.15 07:46

"이견 못 좁혀" 일요일 협상 45분만에 실패…18일 유로그룹 '최후통첩' 보낼 듯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14일(현지시간) 시도한 막판 교섭이 끝내 실패했다. 이로써 오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예정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여부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 자리에서 최후통첩으로 그리스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이 막판 교섭에 나섰지만 45분 만에 실패로 끝났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는 채권단의 요구와 그리스가 마련한 새 제안이 어긋나 협상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EC는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의견차가 커 협상은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로써 추가 논의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장 클로드 융커 EC 위원장은 15일 금융시장이 열기기 전에 그리스 채무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최종 협상을 시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전날 대표단을 브뤼셀로 파견했다. 그리스 대표단은 채권단과 연금, 세제,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 등 주요 이슈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기 위한 새 제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EC는 "그리스의 새 제안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리스는 이달 들어 두 번이나 제안을 퇴짜 맞았다. EC는 재정조치에 대한 그리스의 제안과 채권단의 요구가 대략 연간 20억유로 정도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대표단 일원인 야니스 드라가사키스 그리스 부총리는 이날 낸 이메일 성명에서 채권단이 그리스가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치를 줄이는 만큼 연금지출을 줄이고 부가가치세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당초 채권단은 그리스가 모든 채무를 상환하려면 막대한 기초재정수지 흑자가 필요하다며 2016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4.5%의 흑자 달성을 요구했고 그리스는 이를 1%로 낮춰야 한다고 맞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날 그리스의 기초재정수지 흑자 목표를 올해 GDP의 1%에서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2%, 3%로 높이고 2018년에는 3.5%를 달성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그리스는 목표치로 △2015년 0.75% △2016년 1.75% △2017년 2.5% △2018년 3.5%를 요구하며 연금 축소 등 간극을 메우기 위한 조치는 거부했다.

이번 협상은 그리스에 대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잔여분인 72억유로를 집행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이미 연장된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이달 말에 끝난다는 점이다. 그 전에 채무협상 합의가 이뤄져도 72억유로를 집행하려면 일부 채권국 의회의 비준이 필요하다. 시간이 그만큼 촉박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 수순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디폴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을 촉발할 수 있다. 그리스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에 지난 5일 만기가 돌아온 3억유로 등 이달 안에 네 차례에 걸쳐 갚아야 하는 채무를 이달 말에 한꺼번에 상환하겠다고 통보했다.

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독일 일간지 빌트 15일자에 기고한 글에서 "그렉시트의 그림자가 갈수록 더 가시화하고 있다"며 "그리스의 게임 이론자들이 나라의 미래를 놓고 도박을 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라고 썼다. 그렉시트가 유럽에 몰고 올 후폭풍을 경고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치권에서는 강경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독일 집권 다수당인 기독교민주당(CDU)의 미하일 그로세-브뢰머 원내총무는 이날 현지 방송인 ZDF와 회견에서 "그리스 정부가 계속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그렉시트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이 주도한 막판 교섭이 끝내 실패하면서 공은 18일 소집되는 유로그룹으로 넘겨졌다.

월판고 피콜리 테네오 인텔리전스 이사는 그리스 채무협상의 장기적인 교착상태가 결국 채권단의 최후통첩과 그리스의 자본통제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논의에 진전이 없는 만큼 유로그룹이 오는 18일 회의에서 그리스에 '싫으면 관두라'는 식의 최후통첩을 보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피콜리는 최후통첩은 협상을 통한 합의에 비해 그리스에 대한 양보가 적을 것이라며 그리스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그리스 정부는 예금 이탈 등을 막기 위해 자본통제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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