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그룹 회의 불발…그리스 은행 결국 문 닫나

유로그룹 회의 불발…그리스 은행 결국 문 닫나

김신회 기자
2015.06.19 08:07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그리스 사태 합의 실패…ECB "그리스 은행, 22일 문 닫을 수도"

18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 채무협상이 실패한 가운데 그리스 은행들이 오는 22일 문을 열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브느와 꾀레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에게 그리스 은행들이 내일 문을 열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꾀레 이사는 "내일은 괜찮지만 월요일(22일)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벨기에 브뤼셀 지부 책임자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ECB가 로이터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얼마 뒤 그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2명의 고위 관리를 통해 로이터의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고 다시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도 이날 회의에 참석한 소식통을 인용해 꾀레의 발언이 공식회의가 아닌 비공식 자리에서 나왔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소식통들은 ECB가 19일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유동성 지원 연장을 위한 전화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리스 은행권에서는 지난 주말 채무협상이 불발되면서 15-17일 사흘 동안 약 20억유로의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4월 말 현재 그리스 은행권 예금 1336억유로의 1.5%쯤 된다. 그리스 은행권에서 지난주까지 하루에 2억-3억유로의 예금이 빠져나간 데 비하면 예금 이탈 속도가 훨씬 빨라진 것이다. 유로그룹 회의마저 불발돼 예금 이탈 속도가 더 빨라지면 그리스 은행들이 문을 닫지 않고는 버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리스 정부는 여전히 자본통제 가능성을 부인하지만 대량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심화하면 자본통제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날 회의 뒤에 가진 회견에서 그리스 은행권의 예금 인출 사태에 대해 "관련 수치를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확실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예금을 대거 인출한다는 것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로그룹은 이날 ECB,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4시간 동안 그리스 사태를 논의했지만 그리스와 채권단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로써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유로존 이탈이 머지않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그리스 채무협상은 그리스에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잔여분인 72억유로의 집행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은 이달 말 끝나게 돼 있다. 그 전에 채무협상 합의가 이뤄져도 72억유로를 집행하려면 일부 채권국 의회의 비준이 필요해 시간이 촉박하다. 그리스는 IMF에 지난 5일 만기가 돌아온 3억유로를 갚지 않은 채 이달 안에 네 차례에 걸쳐 갚아야 하는 채무를 이달 말에 한꺼번에 상환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대해 데이셀블룸 의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리스가 오는 30일까지 구제금융을 지급받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이달 안에 그리스가 지원조건을 이행하고 구제금융을 지급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며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로그룹 회의가 불발로 끝남에 따라 유로존 정상들은 오는 22일 저녁 7시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도널드 터스크 EU 정상회의 의장은 이날 "이젠 최고위층이 그리스 사태에 대해 긴급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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