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영국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투자자들이 유럽연합 잔류에 베팅하면서 이틀째 상승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더 완만하고 느린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재확인 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5.65포인트(0.27%) 상승한 2088.9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14% 오른 1만7829.7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6.55포인트(0.14%) 상승한 4843.7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지배했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 찬반 의견은 초접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서베이션 조사 결과 EU 잔류(45%)가 탈퇴(44%)를 1%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이는 지난 18일 공개된 결과와 비교하면 탈퇴 의견이 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또 ORB 조사에서는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앞섰지만 유고브 조사에서는 브렉시트 찬성 의견이 2%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 옐런 “브렉시트, 상당한 타격될 것… 점진적 금리인상 유효”
옐런 의장은 이날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금융시장 안정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영국인들이 EU(유럽연합) 탈퇴에 투표하는 것은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옐런 의장은 또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낮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볼 때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전세계 투자자들은 매우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주식과 같은 리스크가 있는 자산에서 일제히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되고 있지만 브렉시트가 일어나게 되면 상당한 외부 충격이 발생하고 이는 금융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FRB는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금리 인상이 더 완만하고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도 브렉시트가 금리 동결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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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의장은 의회 답변서에서 "우리의 신중한 접근은 적절하다"며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고용지표와 올해 성장률 전망이 FRB의 이같은 입장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RB 정책위원들은 올 여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5월 신규 일자리가 3만8000명 수준으로 급감한 이후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책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17명 위원 가운데 올해 한 차례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총 6명이었다. 3개월 전에 비해 5명 증가한 것이다.
옐런 의장은 세계 경기 둔화 등으로 미국 경제가 역풍에 직면했고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더 절실해졌다고 설명했다.
고용지표 악화에 대해서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고용지표 악화와 투자 부진은 경기 하락 위험 신호"라며 "국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저명한 경제학자들도 생산성 증가율 둔화가 지속될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성장률 악화로 연결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옐런 의장은 또 다른 리스크로는 중국을 꼽았다. 중국이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드라기 “브렉시트 상황 대비 마쳤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이틀 앞두고 유럽의회에 출석해 "국민투표 이후 발생한 모든 사태에 대해 필요한 모든 준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영국의 투표가 시장에 미칠 충격이나 유로존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스위스와 일본 중앙은행은 영국의 국민투표 이후 브렉시트로 결론나면 금융시장에 추가적인 유동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 국제유가, 차익실현·시장점유율 경쟁 지속 우려…WTI 1.1%↓
국제 유가는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 찬반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온 데다 차익 실현 매물 영향으로 사흘 만에 하락 반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여전히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52달러(1.1%) 하락한 48.8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약보합권인 50.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 이틀간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특히 나이지리아가 반군과 한 달간 휴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폭을 키웠다.
또한 산유국들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진 셈이다.
지난 4월 사우디의 원유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유량을 줄이지 않고 있지만 수출이 줄어든 것은 미국 셰일업체와의 경쟁이 다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원유시추기 가동건수는 증가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처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됐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시장점유율 쟁탈을 벌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기 때문.
하지만 오후 들어 나이지리아 반군이 휴전 사실을 부인하면서 낙폭이 다소 줄었다.
◇ 달러 ‘강세’ 금값 사흘째 내려
달러는 브렉시트 여론조사 결과가 박빙으로 나오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5% 상승한 93.97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42% 하락한 1.126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8% 오른 104.75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반면 국제 금값은 투자자들이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을 것이란 의견을 유지한 덕분에 사흘째 하락했다. 약 2주일 만에 최저 수준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9.6달러(1.5%) 하락한 1272.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19.5센트(1.1%) 하락한 17.319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이 하락한 것은 영국 여론조사 결과 브렉시트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반대 의견에 베팅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며 금값 역시 내렸다는 설명이다.
구리 가격은 1.1%, 팔라듐은 0.5% 올랐다. 반면 백금은 0.6% 하락했다.
◇ 유럽증시, 브렉시트 우려 완화에 사흘째 상승
유럽 증시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을 것이란 기대감에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0.7% 오른 340.04를 기록했다. 영국 FTSE 지수는 22.55포인트(0.36%) 상승한 6226.55를, 독일 DAX지수는 53.52포인트(0.54%) 오른 1만15.54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지수는 26.48포인트(0.61%) 상승한 4367.24로 거래를 마쳤다.
애널리스트들은 영국이 유럽연합에 남을 것이라는 데 다소 무게를 두고 있다. RBC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에릭 라셀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여론 조사 결과가 초접전인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시장은 잔류 확률을 70%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브렉시트 가능성을 시장의 예상보다는 높게 보고 있지만 50% 이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