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트럼프 '보호무역' 행보에 일제 하락… 다우 0.14%↓

[뉴욕마감]트럼프 '보호무역' 행보에 일제 하락… 다우 0.14%↓

뉴욕=서명훈 특파원, 최광 기자
2017.01.24 06:18

뉴욕 증시가 갈수록 짙어지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감세와 규제 완화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1포인트(0.27%) 하락한 2265.2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7.40포인트(0.14%) 내린 1만9799.85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2.39포인트(0.04%) 밀린 5552.9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행보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개장 직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재수입할 경우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12% 밀리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산업과 금융 업종도 각각 0.7%와 0.58% 떨어졌다. 반면 부동산과 통신 업종은 각각 0.59%와 0.48% 올랐다.

◇ 트럼프 "대규모 국경세 부과 재강조"…짙어지는 보호무역 색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다시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아주 막대한(very major)’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75% 이상의 규제를 없애고 세금을 인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지시한데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도 서명하는 등 전세계 우려했던 보호무역주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드와 다우케미컬·벨·록히드마틴 등 제조업 자문단 대표들과 조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미국에 머무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외국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제품에는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에는 이득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공장을 짓고자 한다면 신속한 허가를 받을 수 잇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인들과의 첫 만남에서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내놓은 셈이다.

트럼프는 중산층과 기업의 세금을 감면하고 정부 규제를 최소한 75% 없앨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규제가 통제를 벗어났다며 “(미국 정부보다)더 빠르고 공정한 나라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앤드류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최고경영자(CEO)는 조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30일 이내에 제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다시 미국으로 수입할 때 막대한 국경세를 물리는 것에 대해 상세히 토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국경세가 산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얘기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경쟁력을 저해하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자리를 함께 했던 마크 필즈 포드 CEO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강해질 것이라는 점을 확신시키기 위해 매우 진지했다”며 “이를 가속화할 수 있는 세금과 규제, 무역에 관한 정책들을 갖고 있었고 이는 CEO로서 전진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도록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노조 지도자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했고 의회 지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 TPP 탈퇴 행정명령에도 서명… 세계 무역질서 요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공약대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 명령에도 서명했다.

앞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지시한데 이어 TPP 마저 탈퇴 수순에 돌입하면서 세계 무역질서는 혼돈의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만큼 예전과는 차원이 다른 통상 압력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미국 근로자를 위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TPP 탈퇴 행정명령은 이날로 예정된 일련의 행동 중 일부로 대통령 취임 첫날 미국의 무역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 등 환태평양 12개국의 무역 자유를 모색하는 TPP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의 상징적인 부분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같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라며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첫날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첫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양자 무역협정 시대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번 주내에 무역과 관련된 행정명령이 추가로 나올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 의회는 2015년 협약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승인했지만, 이를 정식 비준은 하지는 않았다. 상하원 모두 미국인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TPP 탈퇴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먼저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TPP가 사라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금은 미국의 근로자 가정을 돕는 새로운 무역정책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의 아·태 지역 경제 및 경제적 지위 약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매케인 의원은 성명에서 "중국에 경제 규칙을 만드는 빌미를 줄 뿐 아니라 미국이 아·태 지역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골치 아픈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TPP 탈퇴와 함께 연방 공무원 고용 동결과 시민단체의 낙태 관련 연방재정 수급을 일부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2건의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 국제유가, 美 산유량 증가 우려에 일제 하락…WTI 0.9%↓

국제 유가가 미국의 산유량 증가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산유국의 감산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낙폭이 제한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밸러당 0.47달러(0.9%) 하락한 52.7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0.22달러(0.4%) 내린 55.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는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발목이 잡혔다.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29건 늘어난 551건으로 집계됐다. 8개월 연속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중반 이후 6% 이상 증가했다. 최고치였던 2015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7% 가량 낮은 수준이다.

다만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 22일 회동에서 감산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한 점은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회동에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말 원유 감산 합의 이후 일일 생산량이 150만배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 달러, 美 보호무역주의 우려에 ‘7주 최저’… 엔 1.4% 급등

달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세 발언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 서명 등의 영향으로 7주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 0.47% 하락한 100.1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44% 오른 1.0746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1.4% 급락한 112.99엔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1.06% 오른 1.25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다시 미국으로 들여올 경우 ‘아주 막대한(very major)’ 국경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국제금값, 달러 약세에 1215달러 돌파 ‘10주 최고’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 영향으로 1215달러를 돌파하며 약 10주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0.7달러(0.9%) 상승한 1215.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5.4센트(0.9%) 오른 17.186달러에 마감했다. 백금과 구리는 각각 0.4%와 0.9% 상승했다.

반면 팔라듐은 지난 20일 5% 급등한 영향으로 2.1% 하락했다.

◇ 유럽증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우려에 일제 하락…獨 0.73%↓

유럽 증시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3% 하락한 361.01을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0.73% 내린 1만1545.75를, 영국 FTSE 지수는 0.66% 떨어진 7151.18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는 0.6% 하락한 4821.41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보호무역주의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한 우려가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또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

업종별로는 은행 업종이 1.2% 이상 급락하며 가장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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