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오클라호마주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셰일오일 생산광고…서울 38% 넓이에서 하루 2700배럴 퍼올려

미국 중남부에 있는 오클라호마주의 북동부 중심도시이며 세계적인 석유도시인 털사(Tulsa). 관문인 털사국제공항에서 차로 2시간을 달리면 주변 사방으로 끝없이 지평선이 펼쳐지는 그랜트·가필드카운티가 나타난다. 옥수수, 마일로 등 농작물 추수가 끝나 더 광활해 보이는 이곳에서 외부인을 반겨주는 것은 묵묵히 지하 1.6km 아래에 있는 셰일오일과 가스를 뽑아 올리는 펌핑유닛(Pumping Unit, 일명 메뚜기)의 고갯짓이다.
허허벌판에 나 홀로 섬처럼 자리 잡은 두 동의 임시 건물 앞에 낯익은 기업 로고가 새겨진 깃발이 펄럭인다. 올해로 석유개발사업에 뛰어든 지 35년째인 SK이노베이션이 ‘무자원 산유국’ 실현을 위한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고 있는 현장이다.
SK이노베이션이 이곳 그랜트·가필드카운티 생산광구의 지분 75%를 사들인 것은 지난 2014년 6월. 전체 넓이는 186제곱킬로미터에 달한다. 서울시 면적의 38%에 해당한다. 현재 108개의 유정에서 하루 2700 배럴(boe, 셰일오일과 같이 생산되는 셰일가스량을 원유배럴로 환산해 포함한 석유환산배럴)의 셰일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석유개발사업의 허브인 미국을 비롯해 해외 자원광구에서 셰일오일을 생산하는 곳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지하 1.6km에서 뽑아 올리는 셰일오일…수평시추 등 첨단 비전통적 석유개발기술 활용
지난 9월 시추를 마친 ‘O’QUIN 3-10WH’ 유정에서는 하루 250 배럴의 셰일오일이 쏟아져 나온다. 자연압력으로 셰일오일을 추출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전동추출장치(ESP, Electrical Submersible Pump)를 이용해서다.
이곳 사업운영은 SK폴리머스가 맡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미 현지법인 SK E&P의 자회사다. SK폴리머스는 올 들어 9월까지 7개의 유정을 새로 뚫었다. 셰일오일을 뽑아내는 구멍을 뚫는 시추에만 20~30일이 걸리며, 150만~200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40미터 높이의 시추기가 설치되면 공업용 다이아몬드로 무장한 직경 6인치의 커터를 장착한 머드모터가 밀도를 높여주는 진흙을 섞은 물을 분사하며 지층을 뚫고 들어간다. 이 구멍에 쇠파이프를 집어넣어 고정한다.
커터는 우선 100rpm(분당회전수)으로 회전하며 수직으로 1.6km를 파고 들어가 셰일오일층에 도착한다. 이후 커터는 2~3도씩 방향을 꺾어 수평으로 1.6km를 더 파고 든다. 수직으로 구멍을 뚫는 기존의 전통적인 시추방식에 비해 오일층에 더 넓게 접촉해 오일을 뽑아낼 수 있는 이른바 비전통적인 수평시추다.
독자들의 PICK!
목표지점에 도착하면 파이프를 통해 총을 발사하는 장치를 내려보내 지층에 최대 200m까지 균열을 만든다. 이 깨진 틈에 모래를 채워 넣는다. 지층에 갇혀있던 셰일오일이 빠져나오는 통로다. 초기에는 지하에 EPS를 설치, 대량의 오일을 뽑아내고, 생산량이 하루 200배럴 이하로 줄어들면 지상에 펌핑유닛을 설치해 추출한다.
켄 에드워드 SK플리머스 현장소장은 “파이프를 통해 물 95%와 오일·가스 5%가 뒤섞여서 올라온다”며 “지상의 분리장치에서 오일, 가스, 물이 각각 분리된 이후 가스는 파이프망을 통해 가스업체로 바로 보내지고, 오일과 물은 별도의 저장소에 각각 저장된다”고 설명했다.

◇북미에서 비전통적 원유개발사업의 톱플레이어 도약 목표
그랜트·가필드카운티 생산광구는 SK이노베이션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기존처럼 생산탐사광구에 단순히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을 벗어나 생산광구를 직접 운영함으로써 시추부터 스윗스팟규명, 안전환경관리 등 석유개발사업 전 과정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엑손모빌, 쉐브론 등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킨 미국은 석유개발 메이저 도약을 노리는 SK이노베이션엔 도전의 땅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7년 SK E&P를 설립하며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5년 루이지애나주 이베리아노스 탐사광구 지분 70%를 인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 사업은 순풍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적은 매장량에 탐사를 중단하는 실패를 맛봐야 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2010년 텍사스주 휴스턴에 자원개발기술센터를 만들고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서는 등 오히려 미국 석유개발사업을 강화해왔다. 올해 초에는 아예 E&P사업 본사를 휴스턴으로 이전했다. 그런 노력이 그랜트·가필드 생산광구 운영 등의 결실로 이어졌다.
최동수 SK이노베이션 E&P사업 대표(부사장)는 “2014년 그랜트·가필드 생산광구를 인수한 이후 1년간 시추부터 관리, 감독 등을 외부에 맡겼지만, 현재는 자체적으로 모든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다”며 “이 생산광구는 SK이노베이션의 비전통적 석유개발사업 확장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미에서 비전통적사업의 톱 플레이어가 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 등 다른 지역에도 적극 진출,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현재 9개국 13개 생산·탐사광구, 4개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석유 매장량 5억3000억 배럴을 확보하고, 일일 5만5000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