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무부, 내년 인구조사 '시민권 질문' 없이 실시한다

美법무부, 내년 인구조사 '시민권 질문' 없이 실시한다

강민수 기자
2019.07.03 15:40

지난달 27일 대법원 판결 수용 … 트럼프, "인구조사 연기" 뜻 밝혔으나 그대로 진행하기로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 앞에서 내년 인구총조사에 '시민권 보유 여부' 관련 질문을 넣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연방대법원은 5대4로 설문 조사에 관련 질문을 추가해서는 안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 앞에서 내년 인구총조사에 '시민권 보유 여부' 관련 질문을 넣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연방대법원은 5대4로 설문 조사에 관련 질문을 추가해서는 안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내년 시행될 인구총조사에서 시민권 보유 여부를 묻는 질문을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백악관과 법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행정부가 시민권 관련 질문이 없는 내년 인구총조사 설문 양식을 인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7일 내년 시행될 인구조사에서 시민권 보유 여부를 묻는 항목을 추가하려는 정부 결정에 반발해 18개 주(州)가 낸 소송에서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관들의 정치 성향에 따라 표가 갈렸으나, 보수 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 쪽에 합류하며 5대 4로 연방정부 패소 결정이 내려졌다.

행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법원의 '불허'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시민권 질문 포함 여부에 대한 판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상무부와 통계청은 완전하고 정확한 통계조사 시행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전했다.

판결문에서 로버츠 대법원장은 "보유여부를 묻는 것은 행정부의 권한이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변화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주장은 불충분했다"고 밝혀 행정부가 질문을 추가할 여지를 열어뒀다. 그러나 정부가 새로운 근거를 내놓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지난달 말까지 설문지의 세부사항이 확정돼야 했기 때문이다.

10년을 주기로 실시되는 미국의 인구총조사에선 1950년 이후 시민권 보유 여부 질문이 사라졌다. 인구조사를 토대로 법무부는 연방 하원의원 수와 하원 선거구를 조정한다.

지난해 3월 미 상무부는 내년 실시하는 인구조사에서 미국 시민권 보유 여부를 묻는 질문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법 강화를 통해 소수 인종 등의 투표권을 보호하겠다는 것이 주 근거였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이 질문이 오히려 히스패닉 및 이민자의 투표 참여를 제한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 지지층인 백인들의 인구 통계를 상대적으로 높여 선거에 도움이 되려는 공화당의 전략이란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대법원이 내년 인구총조사에서 '이 사람이 미국 시민인가요?'라는 질문을 못하도록 하다니 미국에 매우 슬픈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시민권 질문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인구총조사를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정부 법률가들은 질문 없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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