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스가, 韓 관광 보이콧 영향 사실상 인정 <br>규슈·오키나와 등 작은도시들 "어렵다" <br>지방 소비 늘고, 학교도 다시 열리는 등 <br>외국인관광, 지방경제 살리는 핵심 요인


한국인들의 '일본산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 일본 관광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25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한국인관광객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할 정도로 관광사업은 예민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앞서 몇몇 국내 전문가들은 일본산 불매운동 중에서 일본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일본에 관광산업은 어떤 의미이길래 그럴까요?
◆"줄었다" "어렵다"
27일 일본 오키나와 관광컨벤션뷰로(관광청 역할)에 따르면 8월로 예정된 한국인 단체관광 예약의 절반가량이 취소됐습니다. 지난해 오키나와를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55만여명으로 대만, 중국 다음으로 많을 만큼 중요 고객입니다. 오키나와의 호텔료칸생활위생조합 측은 오키나와타임즈에 "(보이콧이) 장기화할 경우 낮은 타격으로 서서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걱정했습니다.
25일 서일본철도 측은 한국인 이용이 많은 후쿠오카-유후인 구간 고속버스 이용객이 20% 감소했다고 밝혔고, 앞서 JR규슈는 외국인용 '레일패스' 판매가 줄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일본 본섬의 가장 서쪽에 있는 규슈를 찾은 외국인 511만여명 중 한국인 비중은 47.1%나 됩니다. 이 지역 사가현 지사는 지난 19일 "한국 항공편 감소로 솔직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인 관광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가 아닌 작은 곳에서 더 큽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관광은 관광 이상의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일본은행이 별도로 만든 6월 '사쿠라 리포트'
지난 6월10일 일본은행은 지방경제보고서인 '사쿠라 리포트'의 비정기편을 냈습니다. 제목은 '관광 현황: 기업 등의 추진과 지역활성화에서 주목할 점'. 제목에서 드러나듯 보고서는 자국 관광산업이 지방경제를 살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1036만명, 하지만 5년 뒤인 지난해엔 3119만명으로 3배로 불어났습니다. 한국인도 이 기간 246만→754만명으로 3.1배 확대되며 전체 관광객의 24.2%(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합니다. 관광산업이 잘되니 일본에는 다른 경제효과들이 생겼습니다.
일본 총무성의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숙박업종 취업자 수는 2012년 55만명에서 지난해 63만명으로 14.5% 늘어 같은 기간 전체 산업 평균 증가율(6.3%)을 훌쩍 뛰어넘었고, 숙박업 건축물의 공사 예정금액은 지난해 1조86억엔(11조원)으로 2012년의 거의 10배 수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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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 문제를 겪는 지방이 관광으로 얻는 효과는 더 큽니다. 2015년부터 도심만 가는 것이 아니라 지방을 찾는 외국인이 더 많아진 뒤 지난해에는 1800만명이 일본의 지방을 찾았습니다. 이들 여행자들의 지방에서의 소비액은 1조362억엔(11조3000억원)으로 3년 사이 58%나 늘었습니다. 관광객 중 재방문자(2018년 1900만)가 늘면서 지방으로 가는 비율도 급증했습니다.
외국인관광객의 총 지방 숙박일수는 지난해 3636만일로 5년 전의 3배 수준이고, 당국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내년 7000일로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방 살리는 성장전략의 기둥"이라는데…
사쿠라리포트는 이 보고서에서 관광이 지역활성화로 이어진다면서 몇 가지 사례를 전합니다.

규슈 가고시마는 인구가 줄고 있었지만 'i턴 현상'(도시에서 태어나 살다가 농촌으로 이주가는 것)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일본의 전통공예품이 해외에서 인기가 커지며 대가 끊길 뻔한 장인의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층이 늘었다고 합니다. 국제예술제 등 정기적인 행사가 열리는 세토우치에는 관광객이 늘면서 인구도 늘고 학교가 다시 열리기도 했습니다.
보고서 사례는 아니지만 스키 관광객이 늘어 홋카이도 니세코 굿찬마을은 땅값이 1년 새 58%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쿠라리포트는 "관광이 지역활성화로 이어지는 지방도시들의 성장전략 기둥"이라고 결론 내립니다. 이어 관광객들의 지방분산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일본정부는 내년 4000만 외국인 관광객을 바라지만 이는 별 문제가 없을 때 가능한 얘기입니다.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인이 발길을 끊으면 굉장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소도시의 경제적 타격은 더 심합니다.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관광업 역시 당장 대체할 손님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오키나와관광컨벤션뷰로의 시모지 요시로 회장은 "내부 문제라면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이번 일은 대응이 어렵다"고 오키나와타임즈에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상대를 할퀴기 위해 시작한 무역보복이 아베 신조 총리의 표나 인기로 이어졌을지는 모르지만 실리적으로 일본에게 도움될 가능성은 매우 작습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일본의 지식층 77명은 지난 25일 "수출규제 조치로 양국의 관계는 뒤틀릴 뿐이고 일본이 얻을 것은 전혀 없는 결과로 끝날 것"이라며 규제철폐 온라인 서명을 시작했습니다. 새겨들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