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유독 약한 이란…"준비 못했을 것"

코로나19에 유독 약한 이란…"준비 못했을 것"

진경진 기자
2020.03.04 15:56
이란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 전경./사진=AFP
이란 테헤란 그랜드 바자르 전경./사진=AFP

"이란 정부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예측하지 못했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 조치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바드 살리 이스파한 버지니아 공대 경제학 교수는 이란에서 코로나19 피해가 유독 심각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4일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전했다. 예상치 못한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 조치로 경제가 휘청이던 중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바이러스 대응 조치가 미흡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기준 이란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하루 만에 800명 이상 발생하며 누적 확진자수가 2000여명을 넘어섰다. 이란 보건부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하루 전보다 835명 늘어 2336명이 됐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11명 증가해 77명이다.

이란의 사망자 수는 발원지인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등에서 코로나19 검사 키트와 장비가 속속 도착하면서 앞으로 확진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란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시점이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에 따른 경제적 문제가 본격화된 시점과 맞물리면서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서명한 핵합의(JCPOA) 이후 급속한 경제 성장을 누렸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킨 이후 줄곧 긴장 관계를 이어왔고 이후 이란은 통화 가치 붕괴·물가 급등·실업률 상승 등 경제 불안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중산층도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살리 이스파한 교수는 "이란 정부는 미국의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 부활에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병원 등 기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 이란 제재로 의약품 수입도 어려워졌다. 이란이 다른 국가에 비해 치사율이 높았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이 이란에 경제적 테러를 벌이고 있어 이란 환자들이 위험에 처했다"며 "이란은 현재 N95마스크, 의료용 3중 마스크, 방호복, 수술복, 코로나19 검사키트, 환풍기 등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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