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도 포기했는데 2인자의 폭주…日 확진자 폭발 불렀다

아베도 포기했는데 2인자의 폭주…日 확진자 폭발 불렀다

강기준 기자
2020.08.22 07:00

[MT리포트]코로나 재확산 리더십에 달렸다②

[편집자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국면이 뚜렷하다. 초기 방역에 비교적 성공해 방역모범국으로 꼽혔던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방역의 문고리를 틀어쥐고 있는 대만같은 국가들도 있다. 백신을 정권연장이나 지지율을 떠받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최고권력자, ‘(확산에 대해) 나보고 어쩌라는 것이냐’라고 손을 놓아버린 대통령도 있다. 국민들을 수긍하게 하는 리더십과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결국 재확산 저지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고투 트래블 시행 이후인 지난달말 일본 도쿄의 긴자거리 모습. /AFPBBNews=뉴스1
고투 트래블 시행 이후인 지난달말 일본 도쿄의 긴자거리 모습. /AFPBBNews=뉴스1

일본내 신종 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유행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관광 활성화 캠페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의 배후에는 스가 요시히데 장관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베 신조 총리가 한달반 가량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건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정권 2인자의 ‘폭주’가 악수로 작용한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국면에서 도쿄올림픽 정상개최를 의식해 검사를 소홀히 하고 크루즈유람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자에 대한 구호도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일본의 상황은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긴급사태(4월 7일~5월 25일)를 선언하며 잠시 소강상태였지만 8월 들어 연일 1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일본내에서도 우려가 터져나온다.

"아베도 포기 생각했던 ‘고투 트래블’…스가가 강행"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오른쪽). 코로나19 재확산의 원흉으로 꼽히는 '고투 트래블' 캠페인을 스가 장관이 밀어붙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BBNews=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오른쪽). 코로나19 재확산의 원흉으로 꼽히는 '고투 트래블' 캠페인을 스가 장관이 밀어붙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AFPBBNews=뉴스1

21일 주간아사히는 일본의 코로나19 확산 원흉으로 ‘고투 트래블’이 지목되는 가운데, 이 캠페인을 강행한 것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당초 고투트래블 시행을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이 캠페인 진행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었다고 주간아사히는 전했다. 하지만 예정대로 시행할 것을 밀어붙인 건 스가 관방장관이었다.

코로나19 대책 전문가 회의인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 회장을 비롯해 도쿄도 의학협회의 오자키 하루오 회장 등도 이를 말렸다고 한다. 하지만 스가 관방장관의 고집에 아베 총리를 비롯해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재생담당상은 수도권 제외 후 시행으로 절충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여기에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도쿄만 제외’하고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을 주장했다.

주간아사히는 이를 두고 "스가의 폭주"라고 꼬집었다.

그가 이처럼 무리수를 둔 것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와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두고 대립각을 세워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1일 스가 관방장관은 코로나19 재유행을 두고 "압도적으로 도쿄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코이케 도지사는 이동을 자제하라면서도 고투 트래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의 모순을 공개 비판했었다.

이에 스가 관방장관은 고투트래블에서 도쿄를 제외하기로 결정한 뒤 가나가와현과 지바현 등과 캠페인 동참 협상을 벌였다고 주간아사히는 전했다.

사라진 아베, 건강이상설까지...더 큰 문제는 리더십 부재
지난 19일 여름휴가에서 복귀해 기자들을 만난 아베 총리. 지난 17일 예정에도 없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평소보다 수척한 모습이었다. /AFPBBNews=뉴스1
지난 19일 여름휴가에서 복귀해 기자들을 만난 아베 총리. 지난 17일 예정에도 없던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평소보다 수척한 모습이었다. /AFPBBNews=뉴스1

스가 관장방관의 폭주는 결국 아베 총리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최근 공식회견을 한달반가량 열지 않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다가 건강이상설까지 불거지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18일 정기 국회 폐회 이후 공식 회견을 일체 갖지 않았다. 간혹 관저를 오가다 기자들을 만나 몇마디를 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 이달초 아베 총리가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등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아베 총리는 지난 6일이 돼서야 49일만에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6~18일 여름휴가를 냈던 아베 총리가 지난 17일 예정에도 없던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정부는 과로탓이라고 해명했지만 정가에서는 '9월 퇴진설', '10월 중의원 해산설' 등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휴가 복귀후 사흘 연속 오후 출근을 하는 것을 두고는 여당인 자민당에서조차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투트래블 추진 과정에 불거진 논란을 두고 도쿄도의학협회의 오자키 회장은 "전문가의 역할은 제3자의 입장에서 감염 대책을 제언하는 것이며, 정치인은 이를 수락하거나 거절할 지를 결정하고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가 국회를 열지 않고 기자회견도 하지 않으면서 일본을 구하기 위한 논의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고투 트래블 이후…확진자 얼마나 늘었나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지난달 22일부터 '고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실시하면서 일본에서는 각종 코로나19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다. 같은날 1264명이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다. 일주일새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후 5일 연속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상회했다. 지난 7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605명 발생하면서 사상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투트래블 시행 이후 지난 30일간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은 날은 총 17일에 달한다. 그나마 확진자가 1000명 밑으로 내려갔던 때는 주말로 인해 PCR(유전자 증폭) 검사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었다.

NHK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고투트래블을 시행하기 이전 일주일(7월15일~21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556명이었는데, 시행 일주일 뒤인 7월29일~8월4일 일주일간 평균 환자는 1316명으로 2.36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일주일간(8월14~20일) 평균은 1062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1.9배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지난 이달 17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6명이나 고투트래블 제휴 숙박시설에 투숙한 것으로도 확인돼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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