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어제 ○○ 갔죠?"…中을 짓누르는 '무차별 봉쇄' 공포

"따르릉, 어제 ○○ 갔죠?"…中을 짓누르는 '무차별 봉쇄' 공포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04.11 14:00

[MT리포트]벼랑끝 中 '제로 코로나'①
상하이 봉쇄 장기화에 현지 두려움 확산,
삶의 질 떨어지고 국내외 경제도 악영향

[편집자주] 중국 경제 수도 상하이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집단 봉쇄가 풀릴 시기도 기약할 수 없다. 생필품난은 심화되고 주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을 넘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5일 (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연장된 중국 상하이에서 주민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식품을 받고 있다. /AFP=뉴스1
5일 (현지시간)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연장된 중국 상하이에서 주민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식품을 받고 있다. /AFP=뉴스1

베이징 내 한인 밀집지역 왕징에 거주 중인 유성수(가명, 39)씨는 지난 8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수화기 건너편 지역 보건당국 관계자라고 자신을 밝힌 이는 "전날 XX식당 다녀간 것 맞느냐?"고 물었다.

유씨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해당 식당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다녀가는 바람에 식당이 며칠간 문 닫고 식당을 다녀간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다. 그는 자신이 식당 건물 주변을 간 적은 있지만 건물 안에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설명하자 상대는 알았다며 전화를 끊었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중국을 짓누르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해 격리에 대한 두려움이다. 상하이 격리 상황에 관한 소식들이 두려움을 배가 시킨다. 부모와 유아를 분리하고 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와중에 식료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마저도 클릭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복불복' 배급품에서 신선한 채소를 기대하는 건 요행에 가깝다.

상하이에 거주 중인 한 교민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한인촌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위를 벌였고 무장경찰이 투입됐다는 소문이 있다"며 "막무가내식 봉쇄로 인해 상하이는 그야말로 집집마다 전쟁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민은 블로그에서 "오미크론 잡자고 2500만명을 굶겨 죽일 태세"라고 분노했다.

최근 열흘 사이 왕징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빈번하다고는 하지만 아파트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식의 방역을 하고 있지는 않다. 집단 봉쇄 이전에 상하이시가 그랬듯 정밀 방역이 진행 중이다. 이틀에 한 번씩 주민 대상 핵산 검사를 '강력 권고' 한다. 주말에도 대부분 식당은 텅 비었다.

한 베이징 거주민은 "상하이를 지켜보며 당장 내일이라도 무기한 봉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시는 도시 봉쇄는 없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해놓고는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도시를 둘로 쪼개 각각 나흘간 순차 봉쇄를 시작했다. 기간이 끝났어도 감염자 수가 오히려 늘자 당국은 무기한 봉쇄로 변경했다. 그럼에도 전날(10일) 감염자는 2만6087명(무증상 2만5173명)으로, 매일 최대 인원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중국 제조업 허브 광둥성 광저우도 시민 전원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실시했다. 이곳에서는 전날 하루 27명(무증상 9명) 감염자가 나왔다. 일부 지역에 대한 봉쇄가 시작됐다. 시민들은 본능처럼 사재기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이 "최근 감염자로부터 오미크론 BA.2 변이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게 집단 봉쇄 예고로 작용한 셈이 됐다.

오미크론발 확산세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년 넘게 이어온 '제로 코로나' 정책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이는 중국인들의 생활의 질 악화뿐 아니라 경제 수치에도 영향준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강한 봉쇄 정책을 이유로 중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5.1%에서 4.6%로 낮췄다. 문제는 중국에 그치지 않는다.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 공장이 문을 닫고, 상하이-북유럽 화물료가 40% 넘게 뛰는 등 세계 경제에도 이미 영향이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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