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벼랑끝 中 '제로 코로나'②
성장률 저하에 실업률 관리 비상, 시진핑 장기집권 구상에 악재
![[상하이=AP/뉴시스] 30일 중국 상하이의 슈퍼마켓에서 한 배달원이 부분적으로 비어 있는 진열대의 물건을 고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상하이 봉쇄로 경제 피해가 우려되면서 현지 당국은 상하이 내 상점주들에 대한 감세를 약속했으며 산업과 무역 활동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항구의 기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022.03.30.](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4/2022041115582472039_1.jpg)
"우한에서 사회적 저항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상하이는 우한과는 전혀 다르다."
다리양 시카고대 정치학과 교수가 지난달 23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그 시기 상하이는 도시를 바둑판 모양으로 촘촘히 나눈 뒤 감염자가 발생한 지역만 봉쇄했다. 양 교수는 이때부터 이미 상하이에 저항 의식이 싹트고 있었다고 봤다. 그리고 28일 대규모 집단 봉쇄가 시작돼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불안과 불만은 상하이시를 뒤덮었다.
봉쇄 이후 상하이 물류는 사실상 마비 상태다. 공장은 모두 멈추고 식료품은 외부 도시에 의존하고 있다. 한 교민은 "새벽 5시에 일어나 배달 주문을 해보지만 매번 헛수고다"라며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지경의 채소와 말라 비틀어진 생선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아파트 베란다에 텅 빈 냉장고를 노출시키는가 하면 '식량을 달라'고 시위를 벌였다는 소문도 있다. 심혈관 질환을 앓는 노인은 응급 상황에서 의사가 없어 사망했다는 소식이 SNS를 탔다.
다리양 교수는 "가혹한 조건에서 감염자에 대한 봉쇄와 강제 격리가 저항에 부딪히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에서 아우성은 중국 언론에서는 접할 수 없다. 중국 언론들은 무미건조한 문구로 감염 관련 데이터 위주로 상하이 소식을 전할 뿐이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중국 정부 편을 드는 댓글들이 줄줄이 달린다. 대게 제로 코로나 정책은 불가피하고 완전무결하며 상하이 주민들은 이기적으로 행동하지 말고 정부에 협조하라는 훈계조다.
최근 중국신문망은 한국과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언적 또는 실질적 위드 코로나에 돌입한 나라들의 감염자 수를 전하며 이들 나라의 방역 정책은 엉터리일 뿐이라고 깎아 내렸다.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시도다.

중국 경제 수도의 경제 기능이 마비되면서 중국 정부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 '5.5% 안팎' 달성 가능성은 멀어지고 있다.
상하이 내 공장들은 모두 멈춘 건 기본, 물류가 멈추면서 여파가 상하이와 주변 도시를 넘어 중국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으로 주문을 했을 때 1주일이 채 걸리지 않던 DHL이나 EMS 같은 국제 특송은 상하이 봉쇄 초기 한 달을 넘기더니 지금은 기약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중국 수입품 물량의 17%를 담당하던 상하이 양산항의 물동량은 봉쇄 이전보다 4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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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DP에서 상하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8% 수준이다. 그러나 인근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 등을 확장하면 해당 경제 벨트에서 창출되는 GDP는 35%에 이른다. 그 중심은 물론 상하이다.
진이 궈하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봉쇄 이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 충격은 4~5개월, 인프라 투자 차질은 2개 분기에 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기대치를 일제히 4%대로 끌어내렸다. 산발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봉쇄를 경제 성장을 방해하는 최대 걸림돌로 봤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 참석해 박수하고 있다. 2022.03.11.](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2/04/2022041115582472039_3.jpg)
경제 성장률 저하는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재정을 풀어 인위적 일자리 창출은 가능하지만 질적 저하를 유발한다. 실업률은 공산당 체제 안정성과 직접 관련이 있다.
지난달 11일 리커창 총리가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5.5% 성장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새로운 하방 압력과 도전에 직면하고 복잡한 환경에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한 건 이런 맥락에서다.
올해 도시 일자리를 지난해와 같은 1100만개 이상 만들고 도시 실업률을 5.5% 이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실업률 관리와 성장률 달성을 통한 체제 안정은 가을 제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완성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상하이에서 시작된 체제 불만이 오미크론 확산과 함께 중국 전역으로 퍼지는 건 예상에 없던 시나리오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그동안 제로 코로나 방역을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의 승리로 포장해왔다. 그러면서 서방의 민주주의를 허술하기 짝이 없는 편협한 제도라고 폄훼했다. 이제 와서 제로 코로나를 수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를 두고 천스민 대만대학교 정치학과 부교수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 전역으로 봉쇄 조치가 확산되면 불만이 타오를 것"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될 경우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시도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시진핑은 민족주의 노선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