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유명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미국 대중문화계의 아이콘인 카니예 웨스트(45)가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아디다스 등 그와 사업적 관계를 맺었던 기업들은 파트너십을 끊으며 단절에 나섰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뮤지션 중 한 명인 웨스트는 최근 반유대주의 발언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그는 이달 초 파리 패션위크에 '백인들의 생명도 중요하다'(White Lives Matter)라고 쓰인 셔츠를 입고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최근 극우 성향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플랫폼 '팔러'를 사들이는 등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면서 주목받았다.
웨스트는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래퍼 디디가 유대인에 의해 통제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고, 이후 인스타그램은 그의 계정을 잠갔다.
웨스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다음날인 8일 2년 가까이 글을 올리지 않았던 트위터에 접속, 자신과 마크 저커버그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마크, 어떻게 나를 인스타그램에서 쫓아낼 수 있냐. 너는 내 친구였다'고 비난했다. 저커버그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메타는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이다. 예스트가 트위터에 돌아오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복귀를 환영한다, 친구'라는 글을 올렸다.

웨스트는 이후 트위터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 3를 가할 것'(death con 3 ON JEWISH PEOPLE)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미국의 방어준비 대세인 데프콘(Defcon)을 차용한 위협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결국 웨스트의 트위터 계정도 정지됐다.
웨스트는 지난 주말 팟캐스트 '드링크 챔프'에 출연해 지난 2020년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에서 사망한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검시관은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이 경찰관의 무력에 의한 질식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웨스트는 플로이드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과다 복용했고 기저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분노한 유족들은 웨스트를 상대로 2억5000만 달러(약 3500억원) 규모의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웨스트와의 사업 관계에 있던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아디다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웨스트와의 파트너십을 즉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아디다스는 성명을 통해 "아디다스는 반유대주의를 비롯해 어떤 형태의 혐오 발언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웨스트의 최근 발언과 행동은 용납할 수 없고, 혐오스럽고 위험했으며, 다양성과 포용, 상호 존중과 공정이라는 회사의 가치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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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는 그동안 웨스트와의 협업을 놓고 많은 비난을 받아 왔다. 웨스트가 지난 몇 주 동안 반유대주의 발언을 계속했고, 아디다스는 웨스트와의 협력 관계 중단을 검토했지만 업계 최고의 성공적 파트너십을 쉽게 포기하지 못했다.
반명예훼손연맹(ADL, Anti-Defamation League)은 최근 아다디스 측에 공개서한을 보내 웨스트와의 관계를 끊을 것을 촉구했다. 결국 아디다스는 웨스트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웨스트의 '사고'로 인해 지난 한 달간 아디다스 주가는 20% 이상 하락했다.
웨스트의 패션 브랜드 '이지(Yessy)' 라인을 포기할 경우 아디다스의 실적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아디다스는 "웨스트와의 파트너십을 끝내는 것은 연말 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최대 2억5000만 유로(약 2억4600만 달러·3500억원)의 단기적 비용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도 재빨리 '손절'에 나섰다. 풋락커와 갭은 반유대주의를 용납할 수 없다며 웨스트의 '이지' 라인 제품들을 즉시 매장에서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도 관계 중단을 발표했다.
연예기획사들은 웨스트의 출연 금지를 결정했고, 그의 에이전시였던 CAA는 계약을 취소했다.

유명 스니커즈 업체인 스케쳐스(Skechers)는 로스앤젤레스 본사를 찾은 웨스트를 건물 밖으로 쫒아냈다. 지난 26일 웨스트는 예고 없이 스케쳐스 본사를 방문했는데, 2명의 임원들이 짧은 대화를 나눈 후 그와 일행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다.
스케쳐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웨스트가 예고도 없이 사무실에 나타났다"며 "스케쳐스는 웨스트와 협력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최근 그의 분열적인 발언을 비난하며, 반유대주의나 다른 형태의 혐오 발언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포브스는 아디다스가 관계를 단절하면서 웨스트가 '빌리어네어'(10억 달러 이상 부호)의 자리를 잃게 됐다고 진단했다. 포브스가 추산한 웨스트의 순자산은 4억 달러(약 5700억원)로, 그의 음악 저작권과 부동산, 그리고 전 부인 킴 카다사안의 회사 스키즈 지분 5%를 합친 것이다. 포브스는 그가 아디다스와 맺은 계약의 가치가 15억 달러(약 2조1300억원)에 달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