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류의 시대를 종식시킬 까닭[PADO]

AI가 인류의 시대를 종식시킬 까닭[PADO]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2023.10.29 06:00
[편집자주] 사람들이 AI의 급격한 발달을 보며 갖는 가장 큰 걱정은, 훗날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류를 지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최근 들어 AI 개발의 윤리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유럽연합 등에서는 이를 제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정치사상가 존 그레이는 인류가 AI 개발을 결코 통제하지 못하리라고 단언합니다. '인류'라는 단일한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레이의 설명입니다. 미국과 유럽이 극적으로 합의해 AI의 개발 속도를 늦춘다하더라도 중국이 빠른 속도로 나아가게 되면 결국 서구에서도 '중국에 뒤쳐질 수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핵 확산을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그레이가 제기하는 다른 한 가지 우려는 인간이 AI를 비롯한 기술을 통해 모든 종류의 우연성 또는 우발성을 통제하려고 하면서 내면의 세계로 침잠하는 '고치'가 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었던 요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단지 AI 기술 뿐만 아니라 점점 더 통제 가능하고 안전한 듯 보이는 가상세계로 옮겨가고 있는 현대 문명을 돌아볼 단초가 됩니다. 또한 정신과 물질은 같은 것의 두 측면에 불과하다는 스피노자-셸링-베르그송이나 불교의 '화엄'을 되새기면서 'AI가 생각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AI와 인류 시대의 종말에 대한 기사의 커버 아트'를 프롬프트로 입력해 만든 AI 이미지. /그래픽=Bing Image Creator
'AI와 인류 시대의 종말에 대한 기사의 커버 아트'를 프롬프트로 입력해 만든 AI 이미지. /그래픽=Bing Image Creator

수학 천재이자 블레츨리 파크 암호해독팀의 일원이었던 IJ 굿은 1965년 논문 '최초의 초지능 기계에 관한 고찰'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인류의 생존은 초지능 기계의 조기 구축에 달려 있다... 초지능 기계란 영리한 인간의 모든 지적 활동을 크게 능가할 수 있는 기계로 정의할 수 있다. 기계의 설계도 이러한 지적 활동 중 하나이므로 초지능 기계는 자신보다도 더 나은 기계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지능 폭발'이 일어나고 인간의 지능은 훨씬 뒤처지게 될 것이다. 최초의 초지능 기계는 인간이 만들어야 할 마지막 발명품이다."

1998년에 이르러 굿은 자신의 입장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그는 자신을 3인칭으로 기술한 자전적 글에서 이렇게 썼다.

"... 이제 '생존'을 '멸종'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국제적 경쟁으로 인해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는 걸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가 레밍과 같다고 생각한다."

기계가 기계를 만든 인간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 게 굿이 최초는 아니었다. 빅토리아 시대의 소설가이자 진화론자인 새뮤얼 버틀러(1835~1902)는 "기계가 세상의 진정한 패권을 쥐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과학사학자 조지 다이슨은 버틀러와 굿에 대해 논의한 심오하고 선구적인 저서 '기계들 사이의 다윈'(1997)에서 기계가 인류를 능가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생명의 게임에는 인간, 자연, 기계라는 세 플레이어가 있다. 나는 확고한 자연의 편이다. 하지만 자연은 기계의 편이라고 생각한다."

굿이 독특했던 것은 초지능 기계가 인간의 시대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점이다. 그는 에니그마 기계가 나치즘으로부터 문명을 구원하는 걸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초지능 기계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건 자연스러웠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예를 들어 기술변화로 인한 실업이 발생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다.

굿이 생각을 바꾼 것은 기계가 우리에게 적대적일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계가 더는 인간의 도구가 아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계는 스스로를 복제하고 개선하는 법을 익히면서 자신의 프로그래밍을 수정하게 될 것이다. 인간친화적일 것을 강제하는 규칙이 약해지거나 이를 우회할 수 있게 되면 기계는 곧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것이다. 실수로 인류를 파괴하더도 상관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