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4명 사망, 15만명 대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이 일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또 다시 강풍 경보가 발령돼 화재 진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미 기상청(NWS)은 이날부터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에 바람이 점차 강해져 14일 오전 4시부터 15일 정오까지 일부 지역에서 시속 70마일(113㎞) 이상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 화재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풍속은 16일쯤 약해질 것으로 봤다.
기상청의 기상학자 브라이언 헐리는 "해당 지역의 습도가 낮아 14일부터 15일까지가 특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바람의 강도가 세지면 화재가 극심하게 번질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대피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에 따르면 지난 7일 LA 지역에서 발생한 3건의 화재로 이날 오전까지 약 4만에이커(162㎢)가 불에 탔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36배 규모로 서울시 전체 면적의 4분의 1이 넘는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팰리세이즈 산불 지역에서 8명, 이튼 산불 지역에서 16명으로 총 24명이다. 실종 신고는 23건 접수됐다. 주택·상업시설 등 1만2000개 이상 건물이 소실되는 등 재산 피해도 잇따랐다. 집을 떠나 대피한 주민 수는 15만명에 달한다.
화재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해 불꽃놀이 화재 잔불이 다시 확산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화재 발생지역 전력 공급 회사들이 강풍이 불 때 전력선을 유지한 것이 화재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산불 피해 지역에서는 약탈 등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LA 경찰국은 시내에서 대피구역 야간 통행금지 위반, 절도, 소방관 사칭, 기물 파손 등으로 14명을 붙잡았다. LA 카운티 보안관실은 불법 드론 비행 등 혐의로 34명을 체포했다.

이날 현재까지 화재 진압률은 팰리세이즈 화재 14%, 이튼 화재 33%, 허스트 화재 95% 등이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번 화재의 잔해물을 제거하는 데에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이번 LA 산불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가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교정갱생부는 지원인력 110명을 포함해 죄수 939명을 일시적으로 석방해 이번 산불 진압에 투입했다. 죄수들은 불에 탈 만한 물건을 치우거나 방화선을 자르고, 연료를 제거하는 등 보조 작업을 맡고 있다. 이들의 일당은 시간당 10.24달러(약 1만5000원)로,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 16.50달러(약 2만4000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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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당국은 화재 진압 업무에 투입된 죄수들에게 하루 근무당 복역 일수를 이틀씩 감면하는 당근책도 쓰고 있다. 소방 활동에서 참여하려면 가장 낮은 보안 등급의 죄수여야 한다. 교도소 내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는 등 조건에도 부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