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경험도, 아이도 없는 70대 여성에 '엄마'라 부르며 1억1000여 만원을 뜯어낸 중국 남성이 붙잡혔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년간 아들인 척하며 결혼 경험도 자녀도 없는 70대 노부인 탕모씨에게 56만 위안(한화 약 1억1000만원)을 뜯어낸 남성 인플루언서가 중국 법원에서 징역 10년 6개월, 벌금 10만 위안(한화 약 198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건은 2022년 탕씨가 누군가에게 계속해서 돈을 송금하고 있다는 사실을 탕씨의 조카딸이 알게 되면서 들통났다. 탕씨는 결혼 경험도, 자녀도 없었지만 누군가 그를 "엄마"라고 부르며 돈을 요구하고 있었다.
범인은 중국 북서부 산시성 출신으로, 4만2000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남성 인플루언서였다.
탕씨는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잘 팔리지 않는 농산물 판매를 돕거나 길 잃은 이들의 집을 찾아주는 인플루언서의 친절함에 매력을 느꼈다. 탕씨는 2021년 처음으로 그의 라이브 방송에서 작은 선물을 보냈고, 그에게 속아 불법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이 남자는 탕씨의 개인 연락처를 알게 된 후로는 탕씨를 "엄마"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탕씨는 그런 남자를 친아들처럼 대했다.
그러자 남자는 탕씨에게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여자친구가 임신 중절 수술을 해야 한다", "아버지가 중병을 앓고 있다" 등 여러 이유를 대며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

탕씨는 '아들'로 여기던 남자에게 보내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돈까지 빌렸다. 친척이 그에 대해 의심하며 경찰 신고를 권유하자 탕씨는 "건물에서 뛰어내릴 것"이라고 극단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탕씨는 남자의 연락이 뜸해지자 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만나기 위해 1000㎞가 넘는 거리를 운전해오는가 하면 모성을 노래하는 음악을 사용해 영상을 만들어주기도 했던 남자가 "당신은 날 믿지 않는다"며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탕씨는 2023년 말에야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자는 탕씨와의 대화를 위해 각기 다른 신원으로 등록한 4개의 계정을 사용한 것을 밝혀냈다.
범인을 찾아낼 수 있었던 건 과거 탕씨가 자신을 만나러 온 인플루언서의 자동차 번호판 사진을 찍은 덕분이었다. 경찰은 이를 추적해 범인을 체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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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씨는 월 4000위안(한화 80만원)의 연금을 받으며 생활해왔으나, 인플루언서와 얽히면서 7만위안(약 1380만원) 이상 빚을 졌다. 매달 받는 연금의 4분의 3에 달하는 3000위안(약 60만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탕씨는 사기꾼에게 사기당했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껴 6개월 만에 체중 10㎏이 빠질 정도로 심한 마음고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