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야마 "트럼프 치하에선 모두 '왕에게 직접 청원'한다" [PADO]

후쿠야마 "트럼프 치하에선 모두 '왕에게 직접 청원'한다" [PADO]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2025.04.19 06:00
[편집자주] 현실은 이념을 쫓을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헤겔주의적 역사철학을 내세우며 '역사의 종말'(The End of History)을 선언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3월 25일자 노에마 인터뷰는 이 자유주의 사상가가 트럼프와 현재의 미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만다린' 즉 중국식 관료제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주인-대리인'(principal-agent) 개념으로 유능한 관료의 필요성을 설명합니다. 미국은 300만명의 작은 공화국으로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영국 식민지였다가 독립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미국은 아직 '작은 공화국' 그리고 과거의 영국 스타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3억명이 넘는 거대한 나라가 되었고, 또 미국이 배웠던 영국도 19세기를 거치면서 유능한 관료제를 확립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은 아직도 '선출 권력'을 중시하고 관료를 의심합니다. 그래서, 관료 즉 공무원은 가급적 학력도 낮게 유지하면서 선출 권력의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서 시작해 한국, 일본, 그리고 유럽으로 퍼진 '만다린' 관료제는 최고 정치권력이 유능한 현장 관리자들을 선발해 이들에게 폭넓은 재량권을 주는 방식을 택합니다. 소수의 정치권력(민주정에선 선출권력)이 모든 것을 다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유능한 관료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 국가라는 머신이 돌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후쿠야마는 미국이 관료들을 통제만 하려 하다보니 국가 머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었고, 국가 서비스를 원하는 국민은 매우 강력한 지도자라도 나와 국가를 이끌어주기 바라게 되었다고 트럼프의 등장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한 명의 '스트롱맨' 트럼프보다 유능하고 잘 훈련된 복수의 관료들이 더 낫지 않겠냐는 것이 후쿠야마의 주장입니다. 결국 미국도 언젠가는 '만다린' 즉 '고급관료제'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3억이 넘는 거대한 국가를 18세기 이전의 방식으로 이끌 순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후쿠야마는 동아시아식 '만다린' 관료제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한국도 미국식의 논의를 받아들이면서 국가와 관료제에 대한 반감이 오랫동안 지배해왔습니다. 특히 87 민주화 이후 그런 분위기가 이어져왔습니다. 하지만, 관료제의 효율성과 능력, 그리고 이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대해 다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때입니다. 한국의 관료제는 권한은 여전하지만 능력과 효율성은 상당히 훼손되어 있는 듯 합니다. 따라서 민주적 통제는 엄격히 하되 그 능력과 효율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정치와 행정이 조화를 새롭게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사진제공=Fronteiras do Pensamento
/사진제공=Fronteiras do Pensamento

노에마 편집장 네이선 가델스가 최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베르그루엔연구소의 곧 공개될 '패러다임 전환' 팟캐스트 시리즈를 위해 프랜시스 후쿠야마와 만났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말', '정치질서의 기원', '자유주의와 그 불만들'과 같은 유명한 책을 쓴 저자다. 다음은 그들의 광범위한 대화의 발췌록이다.

네이선 가델스: 몇 년 전에 교수님께서는 민주주의는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제도가 있다는 믿음이 없이는 존속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그러한 신뢰 수준은 거의 제로에 가깝고, 트럼프 팀의 지속적인 사법부 비방으로 인해 매일 악화되고 있습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조차도 이러한 공격은 법치주의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합니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존속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프랜시스 후쿠야마: 1월 20일(트럼프 취임일) 이후로 저는 존속 가능성을 훨씬 낮게 평가합니다. 선거 전에 "트럼프는 파시스트인가?" "그는 권위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저는 그러한 주장들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를 히틀러와 비교하는 것은 조금 과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그가 분명히 권위주의자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짧은 몇 달 동안 미국이 권위주의로 향하는 것을 이미 목격하고 있습니다.

헌법은 권력 분립, 즉 대통령이 매우 명확하지만 제한적인 임무를 수행하도록 행정부를 제약하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그러나 1월 20일 이후 우리가 목격한 것은 행정명령의 남발입니다. 마치 왕이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 행정부 아래에서는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의회에 가지 않습니다. 주요 기관을 폐쇄하는 것과 같이 무언가를 변경하고 싶다면 왕에게 직접 청원합니다. 우리는 이미 권위주의적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것은 단지 제도적 수준에서의 이야기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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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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