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관을 잃어버렸던 순간 [PADO]

내가 직관을 잃어버렸던 순간 [PADO]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2025.04.20 06:00
[편집자주] 오랜 휴가 후 복귀한 마취과 의사가 갑자기 자신의 전문적 판단 능력을 의심하며 '직관'을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당혹스러운 경험으로 시작하는 이 에세이는 전문가의 길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흔적 없이 사라지기도 하는 직관의 신비로운 본질, 즉 그것이 무엇이며 왜 중요하고, 어떻게 작동하며, 또 과학적 분석만으로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 그 깊이가 무엇인지 탐구합니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한국 사회의 많은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순간 '감(感)'에 의존했던 경험과 때때로 찾아오는 자기 의심에 대한 이 이야기는 깊은 공감을 자아낼 것입니다. 저자는 의학, 음악, 역사의 생생한 사례를 넘나들며, 논리와 데이터 너머 존재하는 직관의 세계와 그 상실이 가져오는 불안, 그리고 그것을 다시 회복하는 불가사의한 과정까지 성찰함으로써,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을 넘어선 전문가적 역량의 근원과 불확실성 속 의사결정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우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사진=Zaid Mohammed
/사진=Zaid Mohammed

몇 해 전 나는 일하던 병원을 떠나 긴 휴가를 다녀왔다. 복귀 첫날 아침, 기상을 알리는 알람이 울렸다. 버튼을 눌러 알람을 끄고, 잠시 불을 켜지 않은 채 누워 있었다. 그러고는 침대 위에 있던 발을 하나씩 바닥에 내렸다. 그 동작과 함께 다시 마취과 의사로 돌아가는 과정이 서서히 시작되었다.

하지만 무언가 잘못된 것을 느꼈다. 의사로서 나의 일을 수행할 능력에 대해 알 수 없는 불안이 밀려들었다. 내면의 어떤 조화가 사라진 듯했다.

휴가 전 나는 일정한 궤도를 따라 흐름을 즐기며 일했다. 끊임없이 규칙적으로 거듭되는 수술에 참여하며 필요할 때는 즉각적인 결정을 자신 있게 내렸다.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당황한 적도 거의 없었고, 심지어 일상을 벗어난 일이 벌어지기를 은근히 바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삐끗, 궤도를 비껴난 느낌이랄까.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의심에 사로잡혔고, 아무리 애써도 의심은 끊임없이 되솟았다. '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불과 얼마 전만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단 몇 주 만에 자신감과 확신이 흔적없이 사라져버렸다. 한마디로 나는 나의 전문가적 직관을 잃어버렸다.

무슨 말인지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직관은 실재하며 직관이 없이는 어떤 전문가든 방향 감각을 잃는다. 한때 확실하고 분명하게 느껴졌던 것이 따져야 할 질문거리가 된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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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빈 에디팅 디렉터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수빈 에디팅 디렉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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