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묵시록 문학의 권위자로 평가되는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71)가 2025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9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묵시록적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재확인하는 강렬하고 비전적인 작품을 남긴 라슬로에게 노벨 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200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케르테스 임레(1929~2016)에 이어 23년 만의 두 번째 헝가리인 수상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1954년 헝가리 남동부 소도시 줄러에서 태어났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부다페스트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1987년 독일로 유학했다. 이후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중국, 몽골,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 체류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출판사 편집자로 근무하기도 했던 그는, 1985년 데뷔작 '사탄 탱고'를 냈고 이는 헝가리에 문학적 충격을 줬다. 미국 대표 작가 고(故) 수전 손택은 그를 "현존하는 묵시록 문학의 최고 거장"이라고 평했다. 2015년에는 헝가리 최초로 맨부커상(현 부커상) 국제 부문을 수상했고,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의 주요 작품으로는 '사탄탱고'(1985), '저항의 멜랑콜리'(1989), '전쟁과 전쟁'(1999), '저 아래 서왕모'(2008), '마지막 늑대'(2009) 등이 있다. 국내에는 '사탄탱고'를 비롯해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등 6권의 작품이 번역 출간됐다. '사탄탱고' 및 '저항의 멜랑콜리' 등 여러 작품이 헝가리 영화감독 벨라 타르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진행된 스웨덴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행복하면서도 차분하고, 긴장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도 축하를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헝가리의 자랑, 주라 출신 첫 노벨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