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보복 불안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상 의지를 드러내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과거 노벨평화상 수상을 비판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할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들이 뭘 할지 정말 모르겠지만 나는 이것만은 안다"며 "역사상 그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은 없고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7개의 합의를 만들었고, 이것은 8개가 될 것"이라며 전날 체결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 휴전 합의를 자신의 업적에 더했다.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한 뒤 "우리는 그 협상도 성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들(노벨위원회)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괜찮다"며 "저는 그것(노벨평화상) 때문에 이 일을 한 것이 아니라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오바마는 상을 받았지만, 그는 자신이 뭘 받았는지 알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망치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 (노벨위원회는) 오바마에게 상을 줬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한 해인 2009년 10월 세계 핵확산 방지 및 중동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부터 노벨평화상 수상 욕심을 보여왔다. 그는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의 추천으로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명단에 포함됐다. 지난 7월엔 그가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재무장관에게 전화해 관세 협상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노벨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고 노르웨이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휴전 1단계 합의를 발표한 뒤 언론에 "그들(노벨위원회)은 내게 상을 주지 않으려는 이유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 트럼프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에 "아버지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SNS 친구들에게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비슷한 시기 백악관 공식 SNS 계정에는 "평화 대통령"이라고 적힌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 올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캄보디아-태국 분쟁 △코소보-세르비아 분쟁 △콩고민주공화국-르완다 분쟁 △파키스탄-인도 분쟁 △이스라엘-이란 분쟁 △이집트-에티오피아 분쟁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 △이스라엘-하마스 가자지구 전쟁 등 8개 분쟁을 멈췄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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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그가 일부 분쟁의 휴전 협정을 도왔지만, 이 중 일부는 전면전이 아니었으며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분쟁도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게다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지난 6일 이미 정해졌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성과인 가자 휴전 합의 중재는 수상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욕심은 노르웨이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스웨덴에서 선정하는 다른 노벨상과 달리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의 5인 위원회가 선정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르웨이 언론과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수상 불발이 미국과 관세 협상 중인 노르웨이에 미칠 경제·외교적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최근 "정부가 노벨상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예르겐 바트네 프뤼드네스 노벨위원회 위원장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완전히 독립된 위원회이며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노르웨이 정부와도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10월6일에 이미 결정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협정 체결 가능성은 내년 수상에 반영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한국 시간으로 10일 오후 6시에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