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미국 압박에 굴복 안 해…트럼프와 회담 취소 아닌 연기"

푸틴 "미국 압박에 굴복 안 해…트럼프와 회담 취소 아닌 연기"

정혜인 기자
2025.10.24 07:49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에너지 기업을 제재 명단에 올린 미국의 압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경제적 타격 가능성은 인정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가디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미국 관계를 강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비우호적 행위이자 러시아에 압력을 가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헛된 일이다. 자존심이 있는 나라는 압력 속에서 무언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러시아가 자존심이 있는 국가 중 하나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재무부는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에 비협조적이라며 러시아의 대표 에너지 업체인 루코일과 로스네프트에 제재를 부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첫 대러시아 제재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보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에너지 시장에 주는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보좌관들이 러시아 석유에 제재를 가하라고 조언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가 실제로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미국의 이번 제재는 국제유가 상승을 초래해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유공장 /로이터=뉴스1
러시아 정유공장 /로이터=뉴스1

푸틴 대통령은 "세계 에너지 균형에 대한 우리의 기여는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 시장에서 석유와 석유 제품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하면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주유소를 포함해 석유 및 석유 제품 가격이 급등할 것이며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5.6% 오른 배럴당 61.79달러를 기록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65.99달러로 전일 대비 5.4% 상승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은 취소된 것이 아니라 '연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이 만남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기로 한 것을 알았다"며 "그는 회담 연기를 말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최근 (미국과의) 대화에서 회담 자체와 장소를 제안했다. 러시아는 언제나 대화를 지지한다"며 미국과의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두 정상은 지난 16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휴전 문제 논의를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2차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이 2주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국 외교장관 통화 후 미국 측은 돌연 정상회담 연기 및 취소를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토마호크 지원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 "갈등을 확대하려는 시도"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격에 토마호크를 사용하면 "압도적이라 말할 수는 없더라도 아주 심각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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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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