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에 항모 배치, 베네수엘라 마두로 퇴진 압박
콜롬비아 대통령·가족 제재대상 지정… 긴장감 고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숀 파넬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지중해에 배치된 제럴드 R 포드 항모전단을 카리브해에 배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군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인근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공화국과 합동 군사훈련도 개최할 예정이다.
WSJ는 이번 항모 파견이 베네수엘라의 지상목표물을 공습하겠단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풀이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작전은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불법 마약운반선을 공격하는 데 국한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밀수업자 공격을 지상으로 확대할 뜻을 시사해왔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포드함 전투력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군을 격파하기에도 충분하다"고 짚었다.
이번 항모 배치로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관측통들은 트럼프행정부가 마약 카르텔 소탕을 명분으로 마두로 정권교체를 노리고 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테러리스트'라고 비판해왔다. 대서양위원회의 제프 램지 베네수엘라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군부가 마두로를 직접 축출할 거란 희망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에서 "미국이 끝없는 전쟁을 새로 만들어내려 한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한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같은 날 미국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콜롬비아의 페트로 대통령과 그의 아내, 아들, 아르만도 베네데티 내무장관을 자산동결 등 제재대상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페트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이 번성하도록 방치하고 이를 억제하려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콜롬비아는 오랫동안 남미에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였지만 트럼프행정부 출범 이후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지난 1월엔 콜롬비아가 미국에서 보내는 불법이민자 송환 군용기의 착륙을 거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고율관세로 위협한 일도 있었다. 최근 미군의 잇따른 마약밀매선 공격을 두고 페트로 대통령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초법적 처형"이라고 비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콜롬비아에 대한 원조중단과 관세부과 가능성을 거론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X에서 "우리는 수십 년간 효과적으로 마약밀매와 싸웠다"며 "미국 내에서 코카인 소비를 줄여보려 도움을 줬는데 되레 그 정부가 이런 조처를 내린다"며 반발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5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중동방문 중 이번 제재와 관련, 미국이 콜롬비아 국민과 경제에 피해주기를 원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