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곰 습격이 잇따르는 가운데 7일엔 야마가타현의 한 료칸에 곰이 나타나 경찰이 사살하는 일이 발생했다. 서식지 면적이 늘어난 데다 겨울잠을 앞두고 흉작으로 인한 먹이 부족이 곰의 민가 등장 증가 원인으로 꼽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경 야마가타현 요네자와시의 한 온천 료칸에서 "1층 방에 곰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70대 료칸 주인과 가족들은 2층으로 피신했으며 출동한 경찰들이 방패를 들고 건물에 접근해 비상계단을 통해 가족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휴업 기간이라 숙박객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에도 곰은 계속 료칸 1층에 머물렀고 경찰은 오전 11시50분경 지자체 판단으로 긴급 총기 사냥을 집행해 곰을 사살했다.
최근 일본에선 곰이 민가로 내려와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잦아지면서 사회문제로 부상했다. 현 회계연도 상반기(4~9월) 곰 출몰 건수는 2만792건으로 5년래 최다를 기록했다. 사상자는 170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13명으로 역대 가장 많다. 지난달엔 문화유산 지역인 기후현 시라카와무라의 관광지에서 스페인 관광객이 새끼 곰에 습격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 영국 정부는 일본 여행안내에 '곰 주의' 문구를 새로 추가했다. 아사히신문은 곰에 습격당했다가 살아남더라도 90%는 얼굴에 상처를 입는다고 전했다.
곰 출몰 피해가 늘어나는 건 곰 서식지 확대와 개체수 증가가 배경으로 꼽힌다. 환경성에 따르면 2018년 곰의 서식지는 불곰의 경우 약 1.3배, 반달가슴곰의 경우 1.4배로 확대됐다. 추정 개체수 역시 불곰은 30년 사이 2배 넘게 늘었고 반달가슴곰도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여기에 올해는 곰이 가을에 먹는 너도밤나무와 물참나무 열매가 흉작인 지역이 늘어나면서 곰이 먹이를 찾아 행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10~11월은 곰이 겨울잠을 자기 전 먹이를 찾는 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당국은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당국은 산에 갈 때는 라디오나 방울 등 소리가 나는 물건을 가지고 다니고 산에 거주하는 경우엔 야간 외출 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호소했다. 또 곰을 만났을 땐 등을 돌리지 말고 천천히 그 자리에서 떠나고, 아기곰을 본다면 근처에 부모 곰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곧바로 자리를 떠나라고 권고했다.
한편 정부는 곰 출몰 문제가 가장 심각한 아키타현에 자위대를 파견했다. 다만 일본법에 따르면 자위대는 곰을 직접 사살하는 형태의 치안 집행 권한이 없기 때문에 포획을 위한 덫 운반 등 후방 지원에 나선다. 일본에서 곰 사살은 면허를 가진 사냥꾼이나 지역 사냥 협회의 몫이다. 그러나 이들 인력도 인구 구조 변화 속에 빠르게 감소하고 고령화되면서 이번 문제를 감당하기 어렵단 지적이 나온다. 이에 경찰청은 아키타현과 이와테현에서 경찰이 소총을 이용해 오는 13일부터 2주 동안 곰을 사살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