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툭툭', 주머니에 손 넣더니…중국 "일본 수산물 금지" 갈등 번지나

가슴 '툭툭', 주머니에 손 넣더니…중국 "일본 수산물 금지" 갈등 번지나

김하늬 기자
2025.11.19 14:46
1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10 /AFPBBNews=뉴스1
1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10 /AFPBBNews=뉴스1

중국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다시 중단한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복 수순을 밟던 양국 관계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19일 교도통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아침 정식 외교 루트를 통해 연락이 있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조치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문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한 반발 조치인 것으로 봤다.

앞서 중국은 2023년 8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결정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22개월 만인 지난 6월 오염수 방류 이전 수입을 금지했던 10개 광역지자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나온 수산물 수입을 재개하기로 하고, 이달 초 홋카이도 냉동 가리비 6톤이 중국으로 향하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듯했다. 하지만 대만 발언 여파로 보름여 만에 다시 수입이 중지된 것.

교도통신은 중국 측이 "오염수 모니터링이 필요해 수입을 중지한다"는 주장을 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앞선 7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대만 유사 시 일본의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존립 위기 사태'로 볼 수 있다"고 발언해 중국으로부터 극심한 반발을 샀다.

이후 중국은 전방위로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4일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을, 교육부는 16일 일본 유학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행 항공권을 무료로 취소·변경해주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5일부터 사흘간 중국 항공사의 일본행 항공권이 49만1000건 취소됐다. 특히 16일 항공편 취소율은 82.14%, 17일은 75.6%에 달했다. 중국의 항공 분석가 리한밍은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될 때를 제외하면 이 정도 규모의 취소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서해 남부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예고하고, '짱구' 등 일본 영화의 중국 내 상영을 보류하는 등 경제·군사·문화 분야에서 대일본 압박을 이어 가고 있다.

18일에는 일본 당국자가 베이징으로 날아가 정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갈등 상황을 봉합하지는 못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과 만났다"며 "류진쑹 국장은 일본 측에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규탄하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류 국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발언'이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근본적으로 손상시켰다"며 "극히 악질적이고 중국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거듭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NHK는 가나이 국장이 총리 발언을 철회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을 내려다보는 동영상이 중국 관영 CCTV계열 계정인 '위위안탄톈' SNS에 게재됐다./사진=위위안탄톈 웨이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왼쪽)을 내려다보는 동영상이 중국 관영 CCTV계열 계정인 '위위안탄톈' SNS에 게재됐다./사진=위위안탄톈 웨이보

특히 이날 회동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류 국장 앞에서 가나이 국장이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중국 측을 통해 공개되면서 양국 간 '굴욕 외교'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계열 SNS 계정인 '위위안탄톈'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가나이 국장은 류진쑹 국장과 면담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청사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이때 류 국장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고,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숙인 채 말을 듣는 듯 보였다. 류 국장은 걸으면서 가나이 국장의 가슴 쪽으로 손으로 두드리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이와 관련 "중국은 자국이 중시하는 국익, 안보 환경을 손상시키거나 국가 위신을 다치게 하는 행동을 상대국이 취했다고 보는 경우 강한 조치에 나선다"면서 "상대국의 주요 무역품에 압력을 가해 경제에 타격을 주고, 태도를 바꾸게 하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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