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인공지능) 대장주 엔비디아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지난 분기 실적과 이번 분기 매출액 전망을 제시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3분기(올 8~10월) 매출액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20억달러 이상 상회하며 2년만에 최대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 받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AI 버블 우려에 대해서도 차분하게 반박했다. 그는 최근 AI 버블 논란에 대해 "우리는 매우 다른 상황을 보고 있다"며 "현재 세계는 동시에 3가지의 대규모 플랫폼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범용 목적의 컴퓨팅인 CPU(중앙처리장치)에서 가속화된 컴퓨팅인 GPU로의 이동이고 둘째는 전통적인 머신 러닝에서 생성형 AI로의 변화이며 셋째는 추론해서 자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라는 설명이다.
황은 현재 진행 중인 에이전틱하고 물리적인 AI로의 이동이 "혁명적"이라며 이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기업, 제품, 사업으로" 이끌 것이고 투자자들이 최근 이뤄지는 인프라 계약들을 볼 때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 바로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메타 플랫폼스의 막대한 AI 자본지출이 그에 상응하는 수익을 창출해낼지 우려하고 있지만 황과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타의 생성형 광고 모델(GEM)이 AI가 어떻게 개선된 컨텐츠 추천 시스템과 수익화를 이끌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GEM의 성공은 "하이퍼스케일러에 상당한 매출 증대 효과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황은 엔비디아가 자사 AI 칩의 고객사에 투자하고 그 고객사가 다시 엔비디아의 AI 칩을 사는 이른바 순환거래에 대해서도 옹호했다.
이는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고객사에 제품 구매대금을 지급하는 벤더 파이낸싱(Vendor Financing)으로 여겨지며 엔비디아가 돈으로 AI 칩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벤더 파이낸싱은 닷컴버블 때 성행했던 관행이었다.
이에 대해 황은 "우리 고객의 파이낸싱(자금 조달)은 그들에게 달렸다"고 선을 그은 뒤 엔비디아가 투자해야 할 필요가 있는 수천억달러의 AI 자본지출은 "완전히 현금흐름으로 충당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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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리의 전체 고객군이 우리를 신뢰하는 이유는 우리가 정말 탄력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고 고객사들을 지지해 줄만한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AI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황은 AI 모델 개발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생태계에 투자하는 것은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CUDA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며 "우리는 매우 성공할 기업, 종종 한 세대에 한번 등장할 만한 기업의 지분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기업이 CUDA를 이용하게 되면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
한 애널리스트는 컨퍼런스 콜에서 엔비디아가 향후 약 2년 동안 5000억달러 가량의 잉여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고 질문했다. 이는 황이 지난달 워싱턴 D.C.에서 열린 'GPU 기술 컨퍼런스'(GTC)에서 올해와 내년에 주력 AI 칩인 블랙웰과 차세대 AI 칩인 루빈 관련 매출만 5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낙관한데 따른 전망으로 보인다.
이에 황은 AI 생태계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는 한편 엔비디아 공급업체에 제품을 구매하기로 미리 계약을 맺는 오프테이크(offtake)에 자금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전망을 할 때 공급업체와 함께 한다"며 "공급업체들은 우리의 탄탄한 재무 상태 때문에 우리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다"고 말했다.
황은 자사주 매입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8~10월 분기에 124억60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인 마이클 버리가 제기한 GPU 감가상각 기간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버리는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오라클 등이 GPU를 비롯한 컴퓨팅 장비의 감가상각 기간을 3년에서 5~6년으로 늘렸다며 이는 이익을 부풀리기 위한 "사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크레스는 엔비디아의 CUDA가 GPU 소유자들이 가진 GPU의 사용 연한을 당초 추정치 이상으로 연장해주고 있다며 "CUDA GPU의 긴 사용 연한은 경쟁 AI 가속기와 비교할 때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중요한 경쟁 우위"라고 말했다. 이어 "6년 전에 출하된 A100 GPU가 지금도 여전히 100% 활용되며 가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