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미국 증시에서 AI(인공지능) 거래가 살아나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지만 그 양상은 이전과 달랐다. AI 생태계의 주도권이 엔비디아에서 알파벳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4일(현지시간) 2.7% 상승했다. 이는 지난 5월12일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지난주 금요일(21일)부터 2거래일간 상승률은 총 3.6%로 지난 5월13일 이후 가장 컸다.
니스닥지수의 이같은 강세는 눈에 띄는 급반전이다. 나스닥지수는 지난주까지 3주 연속 주간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AI주들이 급락하며 미국 증시 3대 지수 중 가장 저조한 흐름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21일 장 중 저점을 기준으로 지난 10월29일 기록한 사상최고 종가 대비 8.6% 하락했다. 이는 나스닥지수가 전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조정장 진입에 근접해 있었다는 의미다.
24일 미국 증시 반등의 핵심은 AI주들의 부활이었다. 특히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주가가 6.3% 급등하며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날 S&P500지수 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는 4% 가까이 상승했다.
알파벳의 주가 급등은 구글이 지난 18일 공개한 최신 버전의 AI 모델인 제미나이 3가 기술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제미나이 3는 구글이 AI 모델 경쟁에서 1위인 오픈AI의 챗GPT와 격차를 줄이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제미나이의 월간 활성 사용자수는 6억5000만명 수준이다. 챗GPT의 주간 활성 사용자수는 약 8억명이다. 두 회사는 집계 기간이 달라 활성 사용자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챗GPT가 상당폭 앞서 나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오크마크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빌 나이그렌은 배런스에 "제미나이 3에 대한 초기 반응은 상당히 놀랍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알파벳이 자본을 이렇게 투입하고도 AI 모델 시장에서 최소한 공동 선두조차 되지 못한다면 역사적으로 나쁜 자본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미나이 3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알파벳은 물론 알파벳과 사업적으로 연결된 기업들의 주가도 이날 급등했다. 구글의 자체 AI 칩인 TPU(텐서 프로세싱 유닛) 공동 개발사인 브로드컴이 11.0% 올랐고 알파벳에 고대역폭 스위치 등을 공급하는 셀레스티카와 광통신 부품을 공급하는 루멘텀 홀딩스는 15.2%와 17.1%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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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워터 에쿼티 ETF(RW)의 창립자이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셉 샤포슈닉은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날(24일) 시장을 움직인 핵심 테마는 단연 제미나이 3였다"며 "이것이 알파벳과 브로드컴의 주가를 끌어 올리며 기술주에 매우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엔비디아는 2.1% 오르는데 그쳐 나스닥지수의 상승률(2.7%)에도 못 미쳤다. 마이크로소프트도 0.4% 강세에 그쳤다. 이에 대해 AI 생태계의 중심축이 오픈AI에서 알파벳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주요 주주로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사로 추정돼 왔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AI 생태계의 중심축이 알파벳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 또 다른 보도가 나왔다. 디 인포메이션은 이날 메타 플랫폼스가 2027년에 구글이 자체 개발한 맞춤형 AI 칩인 TPU를 수십억달러 규모로 도입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메타가 내년에 구글 클라우드에서 TPU를 임대해 사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는 구글이 AI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와 AI 칩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고 애쓰는 AMD에 대해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구글은 제미나이 3를 자사 TPU에서 훈련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미 AI 모델 개발회사인 앤트로픽에 최대 100만개의 TPU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메타까지 합류한다면 TPU는 엔비디아의 AI 칩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지난 21일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본다"고 밝히며 12월 금리 인하 기대를 되살린 것도 위험자산 선호도를 높여 기술주 주도의 반등을 촉발시킨 기반이 된 것으로 보인다.
25일에는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정지)으로 미뤄졌던 9월 소매판매와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3%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0.6% 증가에 비해서는 둔화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정도면 소비 지출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PPI는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즉, 9월 PPI를 통해 10월 CPI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9월 PPI는 전월비 0.3%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8월 0.1% 하락에서 상승으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지난 9월 전년비 PPI 상승률은 2.7%로 지난 8월의 2.6%에 비해 0.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식품과 에너지, 교통 가격을 제외한 PPI는 전월비 0.2%, 전년비 2.7% 올라 상승률이 지난 8월에 비해 각각 0.1%포인트씩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