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시공 흔적" 홍콩 아파트 화재, 최소 83명 숨져 '77년만의 최악 참사'

"불법 시공 흔적" 홍콩 아파트 화재, 최소 83명 숨져 '77년만의 최악 참사'

정혜인 기자
2025.11.28 06:30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26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불길이 27일 밤까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화재는 77년 만에 최악의 참사로 28일 오전 0시 기준 집계된 사망자 수는 최소 83명이다.  /로이터=뉴스1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웡 푹 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26일 오후 대형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불길이 27일 밤까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화재는 77년 만에 최악의 참사로 28일 오전 0시 기준 집계된 사망자 수는 최소 83명이다. /로이터=뉴스1

홍콩 타이포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의 사망자 수가 83명으로 늘었다. 아직 200여명이 실종된 상태로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구조 당국은 이날 0시 기준 타이포의 '웡 푹 코트'(Wang Fuk Court)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사망자가 최소 83명(소방관 1명 포함)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76명(소방관 11명)으로 이 중 56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실종자 수는 전날 279명으로 추산된 이후 추가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데릭 암스트롱 찬 소방청 부청장은 "구조대원들이 건물 위쪽에 갇힌 주민들을 찾기 위해 강한 열기, 짙은 연기, (불에 타) 무너져 내리는 비계(임시 가설물), 잔해 등과 싸우고 있다"며 불길이 이날 저녁 완전히 잡힐 것으로 예상했다.

소방당국은 큰불은 대부분 진압됐지만 3개 동 상층부의 불길이 여전하다며 "(건물 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계속 물을 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존자 구조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수치 등 구체적인 정보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한 주민은 아파트 계단에서 구조됐다고 한다.

27일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처리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27일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잔불 처리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번 화재는 홍콩이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악이자 1948년 17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홍콩 창고 화재 이후 77년 만에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참사로 기록됐다.

불길은 지난 26일 오후 2시51분쯤 발견됐다. 아파트 단지 저층에서 시작된 불은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 때문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옆 건물까지 불길이 번져 전체 8개 동 중 7개 동이 불에 탔다. 아파트 보수 공사에 사용된 스티로폼과 보호망, 방수포, 비닐 소재 등도 불길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는 주민이 거주한 상태에서 보수공사가 1년간 진행 중이었다.

홍콩 당국은 가연성 자재가 화재를 급속도로 확산시킨 것으로 보고 건설회사 임원 2명과 컨설턴트 1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화재 피해가 없었던 1개 동의 창문이 발포 스티로폼으로 밀폐되는 등 불법 시공 흔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화재에 대한 전면 수사를 지시하는 동시에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 홍콩의 모든 주택단지에 대한 전수 점검을 지시했다.

77년만의 최악의 참사에 각국 정상들의 피해자 위로가 이어졌다.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홍콩교구장 스테판 초우 사우얀(Stephen Chow Sau-Yan) 추기경에게 "참사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 특히 부상자들과 슬픔에 잠긴 가족들에게 영적 연대를 보낸다"는 전보를 보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전보에서 "홍콩특별행정부에서 발생한 화재의 비극적 결과에 대해 가장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로 최근 중국과 외교 갈등 중인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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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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