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립주의는 허구… 트럼프도 국제주의자"

"美, 고립주의는 허구… 트럼프도 국제주의자"

최성근 전문위원, 김상희 기자
2026.01.11 06:00

[선데이 모닝 인사이트] 마이클 E.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프로그램 탤보트센터장 포린 어페어스 기고 '고립주의의 환상'

[편집자주] 트럼프 2기 출범, AI의 발달, 기후변화 등 글로벌 사회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는 매주 일요일 오전, 깊이 있는 시각과 예리한 분석으로 불확실성 커진 세상을 헤쳐나갈 지혜를 전달합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케네디-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의원 연례 정책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케네디-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하원 공화당 의원 연례 정책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1.6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로이터=뉴스1) 김경민 기자

'고립주의'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국방 정책 노선은 허구에 불과하며, 그 역시 고립주의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국제주의자라는 주장이 나왔다.

마이클 E.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외교정책프로그램 탤보트센터장은 최근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기고문 '고립주의의 환상(The Illusion of Isolationism)'에서 "미국은 역사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고립주의 정책을 추진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동맹을 해체하기보다는 군비를 증강하고 해외 무력 개입을 과감히 수행함으로써 고립주의자가 아닌 국제주의자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오핸런 센터장은 미국 외교·국방 전략을 둘러싼 통념, 즉 고립주의와 국제주의 사이를 오가며 방향을 바꿔왔다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한다. 일반적으로 고립주의는 타국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방어적 외교 노선인 반면 국제주의는 해외 개입을 적극 확대하는 공세적 기조로 이해된다. 그러나 미국 외교 전략의 본질은 일관되게 국제주의였으며 고립주의는 전략적 선택지가 아니라 제한적이고 예외적인 현상에 불과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건국 이후 19세기 말까지 이어진 대륙 확장 과정 자체가 미국 외교·국방 전략의 공세적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약 100년간 미국은 원주민과의 무력 충돌을 지속했고 세계 패권국이었던 영국과의 독립전쟁, 멕시코와의 전쟁을 거치며 대서양 연안의 제한된 영토를 광활한 대륙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특히 1823년 유럽 국가들에게 서반구 개입을 경고한 '먼로 독트린'은 고립주의나 평화주의와는 양립할 수 없는 속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다. 산업화도 미진하고 군사력 역시 취약했던 당시 미국이 아메리카 대륙 전반의 지정학적 이익을 사실상 독점할 권리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후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수정 조항을 통해 서반구의 주요 정치·전략 사안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개입 권한을 명문화했다. 이러한 원칙은 중남미 개입과 파나마 운하 건설로 이어졌고, 쿠바·괌·푸에르토리코·필리핀 장악으로 연결되는 미국 외교정책의 근간이 됐다는 평가다.

20세기 초 미국의 유라시아 개입 역시 고립주의와는 거리가 멀었다. 비록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꺼렸지만 해군력 증강과 군사력 확대를 통해 이미 제국주의 경쟁의 한복판에 들어서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19세기 말부터 미 해군은 세계 3위 수준의 함대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윌슨 대통령 역시 해군력 증강법(Big Navy Act)을 통해 대규모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의 충격으로 잠시 고립주의적 기조가 부각되긴 했지만 이어진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미국은 이전보다 훨씬 심화된 국제주의 국가로 부상했다는 것이 오핸런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표면적으로는 고립주의를 표방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세적인 미국 외교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재임 당시 동맹 비용과 해외 개입을 문제 삼으며 고립주의로 회귀할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정책 방향은 정반대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은 해체되지 않고 오히려 확장됐으며 해외 무력 사용 승인과 대폭적인 국방비 증액도 병행됐다. 2기 취임 이후엔 스스로 8개의 세계 분쟁을 해결했다고 선전하는 한편 이란 핵시설을 폭격하고 최근엔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압송하는 군사작전까지 감행했다. 이는 트럼프 개인의 성향이나 수사와 무관하게 미국 대통령으로서 공세적 국제주의 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오핸런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안보 및 외교 정책이 미국의 이익과 국가 권력 추구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공세적인 국제주의를 통해 국력과 안보 강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막을 수 있는 안보 질서 구축에 실패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이익만을 앞세운 국제주의는 건국 초기에는 효과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 국제사회에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다른 국가들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는 보다 포용적인 비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국가 이익 추구는 오히려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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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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