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안나오면 의회모독죄 기소 의뢰"에 출석 수용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의회에 출석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증언한다. 전직 대통령이 특정 사건 의혹으로 의회에 출석하는 건 전례가 드문 일이라는 평가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하원 감독위원회 조사에 나와 증언하기로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위원장이 보낸 소환장에 계속 불응했으나 의회 모독 혐의로 기소 의뢰하는 표결을 처리하겠다고 하자 입장을 바꿨다. NYT는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결국 백기를 들고 코머 위원장 요구에 전적으로 따르게 됐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변호인단은 이날 코머 위원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호 합의된 날짜에 증언하기 위해 출석하겠다"며 "표결을 처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코머 위원장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증언 시간과 질문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퇴임 후 2002~2003년 엡스타인 개인 비행기로 여행을 가는 등 엡스타인과 어울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공개된 사진에서는 엡스타인 범죄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과 욕조에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는 "엡스타인과 알고 지낸 것은 맞지만 개인 섬을 방문한 적은 없고 20년 전 연락을 끊었다"는 입장이다.
전직 대통령이 특정 사건 의혹을 증언하기 위해 의회에 나오는 건 이례적이다. 1983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미 헌법 제정 200주년 기념 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출석했던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를 마친 뒤 2021년 지지자들의 의사당 습격 사건으로 소환될 뻔 했으나 소송으로 맞서면서 해당 위원회가 소환 통보를 철회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힐러리 전 장관까지 소환한 데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도 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엡스타인을 만나거나 대화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