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업체 앤스로픽이 출시한 AI 자동화 도구가 소프트웨어업체의 핵심사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AI 충격이 소프트웨어·데이터업체를 덮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이 경기민감주와 가치주로 옮겨가면서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6.67포인트(0.34%) 하락한 4만9240.99, S&P500지수는 58.63포인트(0.84%) 떨어진 6917.81에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만3255.19로 전장보다 336.92포인트(1.43%) 하락했다.
앤트로픽이 지난달 12일 공개한 AI 도구 '클로드 코워크'에 법률 문서 작성 자동화 기능이 추가된 것을 두고 법률·데이터 분석업계의 수익 모델이 직격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진 게 기술주 전반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클로드 코워크는 프로그래밍을 전혀 몰라도 AI 챗봇과 대화하며 새로운 웹페이지·문서·이미지·앱 등을 만들 수 있는 도구다.
법률 데이터베이스 '웨스트로'를 보유한 톰슨 로이터는 15% 넘게 떨어졌다. IT 리서치·자문업체 가트너도 이날 하루 20%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정보·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11% 이상 하락했다.
파장은 유럽 시장에도 미쳤다. 법률·정보 서비스업체 렐렉스와 볼터스클루어가 14%, 13% 하락했다. 금융 데이터·뉴스 서비스 '워크스페이스'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주가는 12.8% 하락,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 정보분석업체 렐릭스, 소프트웨어업체 세이지, 네덜란드 소프트웨어업체 월터스 클루워 주가도 10% 넘게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매그니피센트7'으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도 각각 3%, 2% 하락했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3% 가까이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약세로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주가가 10% 넘게 하락했다. 전날 호실적을 발표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6.8% 올랐지만 기술주 전반의 매도 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주가 급락은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규모 투자를 늘려온 사모펀드에 대한 우려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소프트웨어 업종 M&A(인수·합병)가 늘면서 사모펀드들이 직접 지분 인수를 하거나 차입매수(LBO·대출로 기업을 인수하고 그 기업 자산·수익으로 상환) 자금을 지원해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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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도 이날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해군이 아라비아해에서 미 항공모함을 향하던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2% 이상 올랐다.
기술주 약세 속에 성장주와 경기방어주에 투자심리가 몰리면서 월마트는 이날 시가총액 1조달러(약 1450조원)를 돌파했다. 빅테크가 아닌 기업이 시총 1조달러 벽을 뚫은 것은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이후 처음이다.
증시 불안이 확산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장중 6% 이상 하락, 1개당 7만2884.38달러에 거래되면서 2024년 11월6일 이후 16개월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