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캐나다와 프랑스가 6일(현지시간)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에 영사관을 개설했다. 그린란드를 자국 내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영토 야욕에 맞서 그린란드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와 프랑스는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 새 영사관을 열었다.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취임식에서 "오늘은 캐나다가 누크에 영사관을 여는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밝히며 76명의 지역 주민들의 박수 속에 영사관 건물 위로 국기를 계양했다.
이는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야욕을 꾸준히 드러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워싱턴DC의 기득권 사교 모임인 '알팔파 클럽(Alfalfa Club)' 연례 비공개 만찬에 참석, 연설에 나서 "그린란드 침공 상황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연설을 짧게 끝낼 수도 있다. 농담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린란드를 침공하지 않을 거다. 살(buy) 거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는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그린란드를 방문해 영사관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는 그린란드에 대한 유럽의 '연대'를 표명하며 트럼프의 야욕을 비판했다. 새로 임명된 장-노엘 푸아리에 프랑스 영사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최우선 과제는 그린란드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입장을 상세히 파악하는 것"이라며 "프랑스의 지지를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도 2024년 말 그린란드 영사관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프랑스의 북극 전문가는 당시 발언과 관련해 AF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귀환이 예상되던 시점에 캐나다가 북극 전략을 강화하기로 선택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덴마크 국제문제연구소(DIIS)의 북극 전문가인 울리크 프람 가드 박사는 이번 영사관 개설이 "트럼프의 그린란드 및 덴마크에 대한 공격적 태도가 단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동맹국과 캐나다 모두의 문제임을 알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초 캐나다 쇄빙선인 '장 가드윌호'는 누크 항에 입항해 덴마크 조사선과 합동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사관 개설이 덴마크로부터 독립을 꿈꿔온 그린란드에게는 독립을 준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유럽 싱크탱크인 안보·국방 분석가인 크리스틴 니센은 "외교 사절단 개설은 그린란드의 자치권 확대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그린란드 사람들은 유럽 국가들과 직접 소통함으로써 주권 확보를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