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스라엘, 이란 공격]
현정부 세력약화에 '친미 전환' 노리지만, 전문가 "핵심권력은 건재"
미국인 공습 찬성도 25%뿐… 지지층 마가진영은 해외 전쟁개입 반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며 중동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란이 대내외적으로 세력이 약해진 틈을 타 친미정권 수립을 목표로 주사위를 던진 셈이다. 이는 단순한 군사행동을 넘어 중남미에 이어 중동에서 미국의 패권을 재정립하고 부진한 국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완곡하게 표현해도 이란은 상당히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눈에 이란이 약해진 상황을 기회로 봤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해 역대 최대규모의 반정부시위가 발생하면서 현 정부 체제의 균열을 드러냈다.
더구나 이란은 지난해 미국의 '미드나잇해머' 작전 때나 이스라엘과 충돌상황에서 이렇다 할 반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헤즈볼라, 하마스, 후티반군 같은 대리세력들이 이스라엘과 충돌하며 세력이 소진됐고 이란의 리더십도 타격을 입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몇 달 동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공화당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정부가 역대 가장 취약한 상태임을 강조하며 "한 세대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절호의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생포에 성공해 한껏 자신감에 차 있었다.
국내 정치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부진하다. 지난달 4일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2%는 미국 경제상황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외교·안보이슈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계산이 작용했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란을 친미성향의 민주 정권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동에서 미국의 힘을 확대하면서 중국, 러시아 같은 경쟁국을 상대로 추가적인 레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이란의 군사력이 약화한 것은 맞지만 핵심 권력구조는 건재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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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장기화하거나 미군의 피해가 커지면 국내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 로이터통신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미국인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너무 쉽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해외 전쟁개입을 반대한다.
유가상승에 따른 경제적 역풍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원유공급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물가를 끌어올리면 이란 군사작전의 동력을 상실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으로 가서 이란 전체를 장악할 수도 있고 2~3일 후 공격을 그만둘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고민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집권 1기 이란·베네수엘라 특사로 활동한 엘리엇 애브럼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역사적 인물로 기억되고 싶어한다"면서 "1979년 이래 우리가 알고 있던 이슬람공화국이 어떤 식으로든 제거된다면 중동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며 당분간 강공지속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