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향후 7일, 글로벌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 결정"[오미주]

"이란 전쟁 향후 7일, 글로벌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 결정"[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3.12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AFP=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정유저장소에 화재가 발행해 화염이 치솟고 있다. 2026.03.08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AFP=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정유저장소에 화재가 발행해 화염이 치솟고 있다. 2026.03.08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AFP=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미국을 포함한 세계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대규모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음에도 국제 유가는 불안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12일 아시아 거래에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상승폭을 줄여 오후 5시 현재(한국시간) 95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IEA가 역대 최대 규모인 4억달러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음에도 유가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석유 공급 손실을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비축유 방출이 유가에 선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 9일 장 중 한 때 120달러에 육박했는데 비축유 방출이 결정되지 않았다면 유가가 지금도 120달러선에 머물렀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쿠웨이트와 이라크 인근의 석유 저장소 2개가 공격을 받는 등 이란 전쟁의 강도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점도 유가가 안정을 찾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지목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고 중동 지역에서 총성이 멈춰야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지속 기간이 중요

이란 전쟁이 2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 증시가 받은 충격은 제한적이다. S&P500지수는 전쟁이 시작된 후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1.5%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는 이란 전쟁이 미국 경제와 증시에 미칠 타격을 투자자들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물론 여러 경제 모델에 따르면 유가가 한 분기 동안 120달러 수준을 유지해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0.15% 줄고 물가지수는 0.85% 오르는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필립 칼슨-슬레작은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체 분포를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핵심적인 질문은 유가가 얼마나 높이 상승하느냐가 아니라 높은 수준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르냐"라고 지적했다. 유가가 며칠 동안 300달러까지 올라가는 것보다 몇 개월간 150달러에 머물러 있는 것이 경제엔 더 큰 충격이라는 설명이다.

석유 공급 차질 장기화 확률 70%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해 아무도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9일만 해도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켄터키 연설에서는 "우리는 빨리 떠나고 싶지 않다. 그렇지 않나? 우리는 임무를 끝내야 한다"며 다소 다른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BCA 리서치의 최고 지정학 전략가인 맷 거트컨은 마켓워치 기고문에서 이란과의 갈등이 더 고조되며 석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확률이 약 70%에 달한다는 암울한 예측을 내놓았다.

그는 미국이 이란의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한다면 이란은 사활을 걸고 반항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더 오래 봉쇄할 것이라며 이 확률이 24%라고 봤다. 미국은 결국 군사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할 수는 있겠지만 그 때까지 유가의 추가 급등과 세계 경제가 받을 충격은 불가피하다.

유가에 더 큰 충격이 없도록 호르무즈 해협 운송을 조기에 재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협상이다. 하지만 미국이 협상하려고 하면 이란은 미국과 사실상 대등하게 싸운 것처럼 보일 것이고 미국의 약점을 파악했기 때문에 우라늄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거트컨은 이 확률을 46%로 봤다.

반면 그는 이란과의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이 단기간에 이란의 모든 군사 능력을 파괴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보호할 확률이 16%,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확률이 14%라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 닥치나

거트컨은 이란 전쟁이 향후 7일간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동반 침체나 스태그플레이션의 무대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경제는 침체에 빠져드는 상황을 말한다.

유가가 상승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라가 금리 인하가 어려워진다. BCG의 칼슨-슬레작은 "금리를 인상하기 위한 기준은 여전히 높지만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상승은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을 줄여 경제 성장세도 둔화시킨다. 유가 상승으로 증시가 하락하면 주식 자산이 감소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역 자산효과도 나타나 경제에 부담을 준다.

칼슨-슬레작은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이란 전쟁 전 약 15%에서 지금은 25%로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금까지 놀랄 정도로 탄력적이었던 경제 확장세가 하나의 충격에 또 하나의 충격, 또 하나의 충격을 계속 받고 있다"며 "이런 역풍들이 동시에 겹치면 이미 둔화된 경제를 침체로 밀어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11일에는 오전 8시30분(오후 9시30분)에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지난 1월 무역수지, 지난 2월 주택 착공건수 등이 발표된다. 장 마감 후에는 AI(인공지능) 발전으로 위협받고 있는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가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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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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