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이란 국회의장 "美 지상전, 중동 인프라 공격으로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상군을 투입해 이란의 '경제 심장'인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군 관계자는 전선을 홍해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석유 수출을 겨냥한 미국의 공격을 국제 원유 공급망 압박으로 대응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갈리바프 의장은 25일(현지시간) SNS(소셜미디어) X에 "일부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적들이 역내(중동) 국가의 지원을 받아 이란의 섬 하나를 점령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적의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어떤 조처를 한다면 해당 지역 국가의 모든 핵심 인프라에 끊임없는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협상 상대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과 협상하는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협상을 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군 수천 명의 중동 배치를 명령했다며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 장악을 위해 지상군을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지난 13일 하르그섬 군사시설을 한 차례 공격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도의적 차원'에서 석유 시설은 공격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 하르그섬 석유 시설 공격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군의 점령 작전에 대비해 하르그섬 방어를 대폭 강화했다. CNN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몇 주간 미군의 하르그섬 점령 작전 대비를 위해 추가 병력과 방공 전력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섬 주변에 대인 지뢰와 대전차 지뢰 등 함정을 설치했고, 미군 상륙 가능성이 있는 해안선에도 지뢰를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미군이 지상 작전에 나서면 전쟁 범위를 홍해로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군 관계자는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과 인터뷰에서 "적이 이란 영토나 도서 지역을 겨냥해 지상 또는 해상 작전을 감행할 경우 새로운 전선을 열 수 있다"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론했다.
전선이 홍해로 확대하면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봉쇄되는 셈이다. 이는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 추가 충격을 주게 된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 북쪽의 이집트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홍해 항로의 관문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 이상을 책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