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 5년만에 최고…파운드리 호재 많지만 PER 높아, 24일 실적 주목[오미주]

인텔 주가 5년만에 최고…파운드리 호재 많지만 PER 높아, 24일 실적 주목[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6.04.09 18:0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인텔 주가가 2년 전 실적 부진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급락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파운드리)이 회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소식들이 잇달아 전해지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인텔 지난 5년간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AP=뉴시스
인텔 지난 5년간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AP=뉴시스

인텔 주가는 8일(현지시간) 11.4% 급등한 58.95달러로 마감했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회사인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통해 추진하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테라팹' 구축 프로그램에 인텔이 합류한다는 소식 덕분이다.

인텔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대규모 반도체 제조공장에 자사의 최고성능 칩 설계와 첨단 패키징 역량을 제공하기로 했다. 인텔의 이번 제휴는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기회가 된다.

익스플로시브 옵션의 수석 옵션 애널리스트인 밥 랭은 인텔과 테슬라 및 스페이스X의 파트너십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을 보증했다며 향후 다른 대형 파트너와 고객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인텔의 종가 58.95달러는 2021년 4월23일 이후 5년만에 최고치다. 인텔은 테라팹 외에도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한 호재가 잇달아 나오며 지난 6거래일 동안 주가가 43.1% 뛰었다.

인텔은 2024년 여름 실적 부진과 대규모 구조조정 등으로 주가가 급락하며 20달러를 하향 돌파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 지난해 여름 미국 정부의 지분 인수와 엔비디아의 투자가 잇달아 이뤄지며 반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그간의 구조조정과 투자 유치로 파운드리 사업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며 주가가 59.8% 상승했다.

인텔은 지난 1일 자금난을 겪던 2024년에 112억달러에 아폴로 글로벌 운용에 팔았던 아일랜드의 반도체 공장(Fab 34) 지분 49%를 142억달러에 다시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는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점과 현금흐름이 상당히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멜리우스의 애널리스트인 벤 라이츠는 이달 초 '인텔이 대단히 잘 해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는 제목의 고객 노트에서 "경영진이 압박 때문에 팔았던" 자산의 49%를 140억달러가 넘는 돈으로 되샀다면 인텔이 상당히 잘 나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에는 인텔이 구글과 아마존의 자체 설계 AI(인공지능) 칩에 자사의 첨단 패키징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는 IT(정보기술) 전문 매체 와이어드의 보도가 나왔다. 최근 AI 칩 수요가 폭증하며 대만 TSMC의 패키징 라인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대안으로 인텔의 패키징 기술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인텔과 구글, 아마존은 이 보도에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마호니 자산운용의 최고경영자(CEO)인 켄 마호니는 "인텔 주식은 긍정적인 뉴스가 쌓이며 튕겨 오를 준비가 된 압축된 스프링 같았다"며 "주식시장이 다시 부진한 흐름으로 돌아가더라도 인텔은 완만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키뱅크의 애널리스트인 존 빈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인텔의 목표주가를 65달러에서 7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AI(인공지능)의 추론 기능 활용이 확산되면서 CPU(중앙처리장치)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애플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파운드리 고객으로 합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널리스트들은 인텔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턴어라운드하며 성장세로 돌아서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한다. 하지만 인텔의 차세대 제조공정인 18A의 수율이 여전히 60~65% 수준에 머물러 있어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고 인텔이 제시하는 매출액 성장률 가이던스가 여전히 한자릿수로 낮아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특히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머스크의 테라팹 프로젝트에서 인텔의 역할이 제조(파운드리) 파트너라기보다 공정 아키텍처와 설계 분야로 집중됐다며 파트너십 관계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밋 리서치의 경우 테라팹 참여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인텔의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하고 최근 랠리를 이용해 서서히 지분을 줄여 나가라고 권했다.

모닝스타도 인텔의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 대비 크게 높다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인텔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 기준 PER은 129배에 달한다. 인텔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오른 상황에서 향후 상승 잠재력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오는 23일(한국시간 24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9일엔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9시30분)에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장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나온다. 이란 전쟁의 영향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 PCE 기준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과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시간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도 발표된다. 수정치와 같은 0.7%를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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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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