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 시한을 이틀 앞둔 20일(미 동부 현지시간)까지도 종전협상을 매듭짓지 못하면서 중동 정세가 여전히 안갯속이다. 휴전 마지막날로 여겨지는 22일(한국시간 23일) 내에 파키스탄에서 종전협상이 열릴 징후가 보이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이런 가운데 20일(현지시간) 미국 액시오스는 미 정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이란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과의 2차 협상을 위한 이란 대표단 파견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21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밴스 부통령이 아직 미국에 있고 오는 21일 파키스탄으로 출발할 걸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대표단은 미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강경파와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압박 속에서 하메네이의 승인을 기다렸다. 파키스탄, 이집트, 튀르키예 등 중재국이 이란에 협상 참여를 촉구해 왔다. 그동안 이란 내에선 미국의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풀지 않으면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강경론이 거셌다.
그러다 모즈타바의 협상 승인이 미국시간 월요일(20일) 밤에 나왔다. 백악관도 이란이 협상 대표단을 이슬라마바드로 파견할 거란 신호를 계속 기다린 걸로 전해졌다. 지리한 줄다리기 속에 양국에서 모두 협상에 참여한다는 '신호'가 나온 만큼 2차 협상 개최 불씨가 꺼지지 않았단 평가다.
시장은 전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대체로 차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당초 오는 21일까지로 알려졌던 휴전 시한을 휴전 발효일부터 2주인 22일까지로 못 박은 것을 두고도 시장에선 협상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협상 타결 낙관론을 수차례 밝히면서도 이란이 요구하는 해상봉쇄 해제에 대해선 '선(先)합의 후(後)해제'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이란을 최대한 압박해 핵무기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협상 시점과 전망, 참석자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오락가락하면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JD 밴스 부통령이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밴스 부통령은 미국에 있었고 현지시간 21일에야 파키스탄으로 떠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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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란과의 대화 자체가 그만큼 난항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의 해상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이 전날 미군에 나포되면서 양국의 긴장감은 더 고조된 상태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내놓는 언급이 사실관계가 맞지 않을 정도로 엇갈리는 것을 두고 그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 때문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종전협상에 대한 이란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해제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는 입장을 협상단에도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재개를 위한 명분 쌓기 차원에서 진정성 없는 협상 태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심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이란 지도부의 내부 분열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선언한 직후 군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하루만에 해협을 다시 봉쇄한 것도 이란 내부 분열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지목된다.최고지도자 자리를 승계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개전 이후 줄곧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도, 육성을 공개하지도 않았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전날 밤 협상을 승인했다고 보도하면서 비로소 변화가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합의가 없다면 전투가 즉각 재개될 것"이라며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추가 협상 등을 이유로 휴전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이란 내 핵찌꺼기(nuclear dust) 시설을 완전하고 철저히 파괴했다"며 "그 잔해를 파내는 일은 길고 어려운 과정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드나잇 해머는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폭격한 작전의 명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핵찌꺼기'로 부르곤 했다. 이날 발언은 CNN 등이 이란 전쟁 성과 관련 미 행정부 입장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에 재반박한 걸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