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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8일 경기 성남 네이버1784 사옥을 방문해 웹툰에 자막을 넣은 뒤 설명하고 있다. 026.06.08./사진=뉴시스 /사진=권창회](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7/2026073014491869051_1.jpg)
6월 이후 글로벌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흔들렸지만 충격의 크기는 달랐다. 30일 외신과 전문가를 종합하면 같은 반도체 생태계라도 각 기업이 차지한 위상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 7개 반도체 기업 중 엔비디아는 AI 연산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경쟁력을, TSMC는 첨단 공정 파운드리 경쟁력을 각각 확보하면서 대체 불가능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생태계의 '지배자' 격인 엔비디아는 AI 개발의 필수 인프라인 쿠다(CUDA) 소프트웨어를 지녔다. 이는 엔비디아만의 기술력 '해자'로 작용해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어렵게 한다.
TSMC는 대체 불가한 제조사로 위상이 공고하다. 엔비디아, 애플, AMD 등 모든 칩 설계 기업이 줄을 서서 생산을 맡긴다. 경기 변동이 발생해도 안정적인 이익을 확보한다.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속도가 둔화해도 이들 업체는 단기간에 대체 불가능한 기술적 장벽과 시장 지배력으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키옥시아,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메모리 위주 공급사도 AI 투자 붐에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처럼 생태계를 주도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무리 고성능 HBM(고대역폭메모리)이라도 결국 엔비디아 GPU에 탑재돼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산업 생태계의 상단, 즉 전방에 위치한 엔비디아나 TSMC에 비해 각종 시장 상황에 흔들리기 쉬운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간 주가 하락률 차이도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공급 모멘텀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이 강점은 AI 과잉 투자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자 도리어 부담이 됐다. SK하이닉스 매출이 D램과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 의존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고점 자체가 낮아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빠진 측면도 있다.

그간 빅테크들은 AI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데이터센터 설립과 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AI 투자와 시장규모 성장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했던 메모리 기업들이 더욱 크게 조정받은 걸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 증시 고유의 수급 구조가 충격을 확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과 일본 증시는 미국보다 개인투자자의 직접 투자 비중이 높고, 상승장에서 레버리지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특징이 있다. AI 열풍 당시 개인투자자와 단기 투자 자금이 집중됐던 종목들은 상승장에서 더 큰 상승 폭을 기록했지만, 반대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자 매도 압력도 더욱 크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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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속 SK하이닉스·삼성전자, 키옥시아로 개인들의 '빚투' 자금이 과도하게 쏠렸고, AI 거품론이 거세지자 증권사의 대규모 반대매매와 개인투자자들의 연쇄적인 손절매가 이어지며 하락 폭을 키웠다는 진단이다.
자산운용사 애버딘 인베스트먼트 키런 푼 아시아 주식 투자책임자는 "한국과 일본 시장의 최근 폭락은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 약화와 함께 한국 등에서 진행 중인 개인투자자의 신용·레버리지 청산 움직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시장 분석팀 역시 "한국 시장의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및 신용거래 물량이 가파른 주가 하락 시 강제 청산되는 '악순환 사슬'을 형성했다"며 "메모리 기업 주가가 기업의 실제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게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며 투자자들이 이미 1~2년 안에 메모리 칩이 신규 공급돼 가격과 수익이 하락할 것을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극한의 국가 자본주의와 시장투기를 섞어놓은 실험장"이라고 비유했다.
트레이딩 플랫폼 이토로의 조쉬 길버트 아시아 태평양 및 중동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비중이 큰 만큼, 두 회사가 함께 무너질 경우 숨을 곳이 없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