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스유럽600지수, 6월 이후 최장기간 연속 상승…
유럽 실적 호조 속 '기술주 변동' 헤지수단으로 부상,
"유럽 기업 2분기 순이익 22% 증가 전망, 4년래 최고"

최근 유럽 증시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은행업을 중심으로 유럽 주요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변동성이 큰 AI·반도체 등 기술주의 대안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선 이번 강세가 단기적 상승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7일(현지시간)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 대비 0.31% 상승한 660.25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5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한 것으로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독일의 DAX지수, 영국의 FTSE100지수, 프랑스의 CAC40지수, 스페인의 IBEX35지수 등 유럽 내 다른 주요 지수도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됐다.

유럽 기업의 실적 호조와 글로벌 투자 자금 유입이 지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 기준 유럽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하던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분기 기업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더 큰 만큼 지금이 유럽 주식을 다시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투자 비중을 늘릴 시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적 호조가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은행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거래 수익이 늘어난 데다 고금리 환경의 수혜까지 겹치면서 은행 실적을 끌어 올렸다. 프랑스 BNP파리바의 2분기 순이익은 1/3가량 늘었고, 스위스 UBS는 17% 증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 은행 종목으로 구성된 스톡스 은행 지수는 올해 21% 이상 오르며 스톡스유럽600지수의 상승률(11.5%)을 넘어섰다.
모건스탠리의 마리나 자볼록 유럽 주식 전략가는 "유럽 기업들의 강한 실적이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분산투자 수요'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기술주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던 투자자들이 유럽 기업들의 실적 호조를 확인하고 유럽 증시로 눈을 돌렸다는 얘기다.
유럽 증시에는 상대적으로 AI 열풍과 거리가 있는 은행·산업재·에너지·소비재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블랙록은 지난 7월 자사 유럽 주식 상품에 총 44억달러(약 6조2264억원)가 유입됐다며 "변동성이 큰 반도체 종목에서 자금을 빼 유럽으로 옮긴 역(逆)모멘텀 자금 배분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의 베아타 만테이 유럽 주식 전략 책임자는 "AI 관련주가 다시 상승세를 타더라도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남아 있는 변동성을 잘 알고 있다"며 기술주 투자를 유지하면서도 경기민감주 등 다른 업종을 추가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유럽 증시로 자금을 유입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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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완화도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정학적 불안이 일부 누그러졌고, 7월 고점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유럽 경제를 압박했던 인플레이션 우려도 줄었다.
월가는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경우 유럽 증시에 대한 재평가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에마뉘엘 마콩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유럽에 대한 관심은 은행주를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단순한 투자 다변화를 넘어 유럽 증시 전반의 강세를 뒷받침할 펀더멘털이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이 유럽 시장에 다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