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민자] AI 해고 공포에 자판기 사업 뛰어들어

#미카 스탠리(24)는 3년 전만 해도 미국 네브래스카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야간 청소부로 일했다. 지금은 사업을 통해 월 최대 7만5000달러(약 1억원)를 벌어들인다. 약 150대의 자판기를 관리하는 일이다. 그는 2019년형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끌고 클리블랜드 시내를 누빈다. 스탠리는 "내 삶을 돌아보며 평생 청소부로 살고 싶진 않다고 생각했다"며 "자판기가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4세 청년 실업률은 7.1%로, 25세 이상 실업률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 자판기 사업은 더 빠르게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자판기' 검색량이 늘고 있다. 취업 불안에 시달리는 미국 Z세대(1995∼2007년생)를 중심으로 사업이나 부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면서다.
블룸버그는 "미국 젊은 층들은 인공지능(AI)이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직장에 취직하기보다는 스스로가 주인이 되길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앞선 사례 속 스탠리는 정시 출퇴근하는 일반적인 직장의 굴레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를 찾는 방법을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을 찍는다. 그의 첫 사업은 향이 나는 전자담배 등을 판매하는 자판기 약 150대를 바와 클럽에 배치하는 것이었다.
자판기 사업의 장점은 언제든 새로운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일부 자판기에 포켓몬 카드나 휴대폰 충전기 등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 스탠리는 "어떤 제품을 파느냐와 상관없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 사업의 주인이 되어 직접 발로 뛰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다른 인물 브라운은 약 500대의 자판기를 통해 물건을 판다. 사업 매출이 올해 2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 고객은 21~45세 남성이다. 브라운은 "직장인들은 생계유지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며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9시-6시 직장 대신 자판기는 자율적인 삶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기업용 고객경험관리 기업 스프링클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불로소득원으로 자판기를 언급한 양은 2022년에서 202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자동판매기협회 재단에 따르면 미국의 자판기 시장은 206억달러 규모로, 2021년 이후 연평균 9%의 매출 성장세를 보인다.
스탠리의 인기 영상 중 하나인 '2026년 전자담배 자판기 사업 시작하는 법'은 7개월 만에 조회수 7만8000회를 기록했고, 다른 비즈니스 채널과 협업한 영상은 30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그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발로 뛰면 당신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위치를 찾는 것이며, 나머지는 전화 영업, 수익 분배, 계약, 허가증 발급, 재고 관리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블룸버그는 미국 내 젊은 층들은 언제 해고되거나 AI로 대체될지 모르는 유명 기업에 입사하는 것보다 창업을 더 안정적으로 느낀다고 분석했다. 실제 프리랜서 플랫폼 파이버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절반 이상이 향후 전통적인 고용 형태가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3분의 2는 경제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다중 수입원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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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인식 속에서 창업자 비중은 여전히 기성세대가 높지만,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에 따르면 Z세대 창업자 1명당 X세대 창업자는 4명, 밀레니얼 창업자는 3명꼴로, 2020년의 26대 1, 12대 1 비율에서 대폭 개선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22~27세의 최근 대졸자 중 불완전 고용률(학위가 필요 없는 직종에 종사하는 비율)은 42%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12개월간 Z세대 창업자들의 신규 법인 설립 신청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6% 증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신입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시기에 고등교육이 성공을 보장한다는 믿음도 흔들리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제니 벵거 랜드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불로소득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