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의 시험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교사들을 무대에 세워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 중국의 지방 교육당국이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4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중국 쓰촨성 러보현 교육국은 교육행정회의를 열고 초·중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포상·문책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당국은 담당 학급 학생들의 시험 점수 중간값이 30점, 15점 미만인 초·중학교 교사들을 단체로 무대에 세워놓고 굴욕적인 사진을 찍게 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20명이 넘는 초등학교 교사들은 '치욕'(耻辱)이라는 문구가 적힌 스크린 앞에 서서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스크린에는 학생들의 최근 시험 성적 중간값이 표시됐으며, 학생들의 점수는 100점 만점에 30점 미만이었다.
이어 20명의 중학교 교사들도 100점 만점에 15점 미만인 점수와 함께 굴욕적인 모습의 캐릭터가 띄워진 화면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교사들에게 학생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공개 모욕하는 사진은 현지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관련 게시물은 주요 SNS에서만 조회수 1억회를 넘기며 논란이 확산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교사에 대한 존중은 없는 것이냐" "교육 당국이 교사들을 노예처럼 취급하고 있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러보현은 쓰촨성의 대표적인 저소득 지역 중 하나로, 소수민족인 '이족'이 주로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부모가 생계를 위해 대도시로 떠나 자녀만 고향에 남겨지는 경우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매체 관찰망은 지난달 27일 논평을 통해 "학생들의 성적이 낮은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보다 교사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며 교육당국의 조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방식은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거칠고 강압적인 관리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러보현 당국은 지난달 28일 "교사들을 존중하지 않는 잘못된 행위였다"며 "이번 일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끼며 반성하고 있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관련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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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020년 '신시대 교육 평가 개혁 심화 종합 방안'을 통해 점수만 우선시하는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했지만, 성적 위주의 교육 경향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