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화 전문업체 시큐리타이즈 주가, 이틀간 40% 폭등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존 주식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 형태로 사고파는 '토큰 주식' 거래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미국 주식시장에 가상자산 거래 방식 도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미국 주식의 '24시간 거래' 길이 열린 셈이다.
SEC는 17일(현지시간) 토큰화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한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안을 발표했다. SEC는 성명에서 "토큰화 증권 거래플랫폼(TSV)에서 토큰화된 주식을 제한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한시적이고 조건부인 혁신 면제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TSV'는 SEC가 이번 혁신 면제에서 새롭게 정의한 주식 거래 플랫폼으로 SEC가 정한 일정 조건을 충족하고 절차를 이행하면 향후 5년간 증권거래소로 등록하지 않고도 토큰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발표 즉시 발효되는 이번 조치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는 '클래리티 법안' 승인이 상원에서 무산된 지 이틀 만에 나왔다.
혁신 면제에는 기업과 주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토큰 주식은 배당, 의결권 등 기존 주식과 동일한 주주 권리를 가져야 한다. 엔비디아, 애플 등의 토큰 주식이 단순히 주가 움직임만 추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식에 부여된 권리를 동일하게 갖는다는 의미다. 제3자가 특정 기업 주식을 토큰화하려면 해당 기업에 30일 전에 통보해야 하고, 기업이 반대하면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SEC는 유동성 분산 우려를 감안해 토큰 주식 거래량에 제한을 두고 거래 투명성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성명에서 "법률이 부여한 권한인 '혁신 면제'를 통해 일부 토큰 주식의 온체인 거래를 촉진함으로써 미국 자본시장을 디지털 시대로 이끌기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토큰화 주식은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자산의 접근성과 유동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코인베이스, 로빈후드 등은 코인 사업에 적극적인 금융업체들은 해외 시장에서 이미 토큰화된 주식 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미국에선 토큰 주식 거래를 중개할 경우 증권거래법상 거래소로 분류하고 관련 규제를 적용해 관련 거래가 제한됐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 토큰 주식 플랫폼 구축 길이 열렸다. 토큰화 전문업체 시큐리타이즈 주가는 SEC 발표 후 이틀간 40%가량 폭등했고, 코인베이스는 18% 급등했다.
업계와 시장에선 이번 조치로 기존 주식시장 구조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토큰 주식 거래가 확산하면 미국 주식도 가상자산처럼 거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24시간 거래와 신속한 결제가 가능해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토큰 주식 거래가 기존 증시와 별도의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유동성이 분산되고, 투자자 보호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 거래가 충분히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가격이 급격하게 움직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