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치료제 있었다면" AI 최대논쟁 부른 아모데이,뜻밖의 이유[글로벌키맨]

"父 치료제 있었다면" AI 최대논쟁 부른 아모데이,뜻밖의 이유[글로벌키맨]

백소희 기자
2026.09.2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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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키맨-AI 미래의 선구자들] ①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 창립자 겸 최고 경영자(CEO)와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2026년 9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Dreamforce 2026 서밋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공동 창립자 겸 최고 경영자(CEO)와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2026년 9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Dreamforce 2026 서밋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앤트로픽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CEO)인 다리오 아모데이가 최근 'AI 속도조절론'을 던지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아모데이는 오픈AI를 뛰쳐나와 앤트로픽을 세운 지 5년여 만에 업계 선두에 섰다. 한때 샌프란시스코 아파트에서 5명이 함께 살던 그의 개인 재산은 155억달러(약 21조 4752억원)로 불어났다.

아모데이가 먼저 AI업계에 속도조절론을 띄운 건 새삼스럽지 않다. 앤트로픽은 AI 업계에서도 위험성을 특히 경계하는 기업으로 평판을 쌓아왔다. 그는 다른 AI 리더들보다 기술의 위험성을 더 강하게 우려하면서도 AI가 세상을 진일보시킬 것이라는 낙관적인 비전도 함께 품고 있다.

그는 최근 내놓은 AI 속도조절론 역시, 10대 시절 암으로 아버지를 잃었던 개인적 경험으로 서두를 열었다. 아모데이는 아버지가 앓았던 암이 최근 몇 년 사이 치료법이 개발된 질병이라며 "AI는 향후 5~10년 안에 대부분 질병을 치료하고, 경제 성장률을 크게 높이며, 풍요롭고 자율적인 세상을 만들고, 민주주의와 자유의 부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이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자체 생물학 연구실을 구축하고 기존 제약사가 개발하지 않는 질환 치료제에 주목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셈이다.

도롱뇽 해부하던 생물학 박사

아모데이는 고아였던 이탈리아 출신 노동자 계급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만성질환으로 일을 그만둬야 했고, 아모데이가 10대였을 때 세상을 떠났다. 아모데이는 헤르츠 펠로우십을 통해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프린스턴대에서 생물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과정 중에는 양서류 신경절 세포 연구를 위해 도롱뇽의 망막을 해부하기도 했다.

이후 스탠퍼드대 의과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어릴 때부터 채식주의자였던 그는 "(꿈이) 과학자였고, 생물학과 인간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앤스롭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2025년 5월 22일 목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코드 위드 클로드(Code with Claude)' 컨퍼런스에서 클로드 4(Claude 4)를 공개하고, 개발자와 업계 리더들에게 오푸스 4(Opus 4)와 소네트 4(Sonnet 4) AI 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앤스롭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2025년 5월 22일 목요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코드 위드 클로드(Code with Claude)' 컨퍼런스에서 클로드 4(Claude 4)를 공개하고, 개발자와 업계 리더들에게 오푸스 4(Opus 4)와 소네트 4(Sonnet 4) AI 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AP=뉴시스

전환점은 2014년이었다. 스탠퍼드대 시절 지도교수였던 앤드류 응 교수가 아모데이를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의 AI 부서로 영입했다. 이듬해 구글 AI 연구팀인 구글브레인에서 1년을 보낸 뒤 아모데이는 AI의 급속한 발전이 낳는 윤리적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6년 발표한 논문 'AI 안전의 구체적인 문제점'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논문을 발판 삼아 2016년에는 오픈AI에 안전연구 책임자로 합류했다. 당시 그는 샌프란시스코 글렌파크의 한 공동주택에서 여러 룸메이트와 살았는데, 여동생 다니엘라와 훗날 앤트로픽 공동창업자가 되는 오픈AI 동료 2명도 함께였다. 이 시기 그가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신경망 언어모델의 스케일링 법칙'은 오늘날 AI 붐을 이끈 대규모 언어모델 등장에 핵심 역할을 했다. 똑똑한 구조를 새로 발명하는 것보다, 기존 구조를 크게 만들고 데이터를 많이 먹이고 계산량을 많이 투입하면 성능이 규칙적으로 좋아진다는 결론이다.

오픈AI 박차고 나와 창업

샘 올트먼이 이끌던 오픈AI는 점차 아모데이와 맞지 않게 됐다. 아모데이는 2021년 오픈AI 동료 7명과 함께 회사를 나와 앤트로픽을 설립했다. 앤트로픽은 이후 금융·제약·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산업의 유료 고객 기반을 넓히며 성장했다. 오픈AI보다 안전·책임 문제를 훨씬 진지하게 다룬다는 평판도 함께 쌓았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2월이다. 출시를 불과 며칠 앞둔 AI 모델 '클로드 3.7 소네트'에 대해, 회사 안전팀 고위 구성원들이 적절한 안전장치 없이는 생물무기 개발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앤트로픽 '프런티어 레드팀' 직원들은 즉시 호텔 방에 틀어박혀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일주일 동안 밤을 새우며 평가 작업을 벌인 끝에 안정성을 확인했고 출시일은 당초보다 미뤄졌다.

아모데이는 2024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앤트로픽을 "AI 안전 회사라기보다는 공익에 초점을 맞춘 회사"라고 정의했다. AI 안전이나 AI 시스템의 오작동이라는 단일 이슈에만 집중하는 회사가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공익을 생각하는 회사가 되기를 바란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앤트로픽은 공익을 중시하는 사명을 담아 공익법인(PBC)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일례로 앤트로픽은 직원들이 보유 주식의 최대 25%까지 자선 단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회사에서 동일한 금액을 기부한다.

(다보스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다보스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다보스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20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다보스 로이터=뉴스1) 강민경 기자

앤트로픽은 AI 거물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규모를 키워왔지만 공동창업자 7명이 여전히 회사에 남아있다. 아모데이는 이를 "스타트업 특유의 결속력 있는 문화의 증거"라며 자랑스레 여긴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기 시간의 "아마도 절반"을 직원들과 회사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쓴다고 밝혔다. 앤트로픽 직원들은 스스로를 '앤츠(Ants)'라 부르며 2주에 한 번씩 아모데이가 약 1시간가량 진행하는 강연 '다리오 비전 퀘스트'에 모인다.

그는 지난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 당시 여전히 샌프란시스코 남쪽 교외의 임대 주택에 살며 마당에서 닭을 기르고 있었다. 재산 대부분은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물론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를 하고나면 공익적 사명과 주주가치 사이에 충돌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도 지금같은 삶의 방식이나 경영 기조를 유지할지 미지수다.

아모데이는 "시장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세상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바꿀 수 있는 AI 개발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업계 전체가 최고를 향해 경쟁하도록 이끌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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