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 재정우려…
"지속 가능한 방향 전환 논의하는 국가 없다"
주요국 국채를 향한 신뢰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4% 중반을 넘기더니 지난 28일(현지시간)부터는 5.2%대에 눌러앉았다. 유로존 쌍두마차인 프랑스, 독일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프랑스 10년물 수익률은 4.8%을 넘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8년 6월 이후 18년 만이다.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3.6%대로 아직 금융위기 시절 4.7% 수준은 아니다. 2%대였던 지난 2월부터 우상향한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4%대에 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채 수익률을 자극하는 원인으로는 주로 국제유가가 꼽힌다.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 국제유가와 국채 수익률 모두 안정될 거란 예상이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 불안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불안의 진짜 원인은 주요국들의 천문학적 재정지출과 감세 정책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사상 처음 40조달러를 넘겼다. 의회 양원 모두를 장악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규모 감세를 포함한 이른바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을 추진했고 이란 전쟁으로 막대한 액수를 지출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 추산 380억달러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민주당 정책도 따져보면 쓰임새가 다를 뿐 예산을 더 쓰자는 말로 가득하다.
독일은 사회복지에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쓰는 걸로 알려졌다. 뒤늦게 재정지출, 특히 복지혜택의 축소를 논의 중이지만 당장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프랑스에선 정부부채가 문제라면 국채를 소각해버리자는 극단적 주장까지 나온다. 내년 4월 대선을 앞두고 씀씀이를 줄이기 어려운 프랑스의 민낯이다.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스몬드 라크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국채 시장에서 경고등이 번쩍이는데도 공공 재정을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를 하는 국가는 없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재정지출을 줄이기 어렵단 사실은 우리도 마찬가지다. "주요 경제국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위기가 발생한다면 2010년 유로존 위기 때와 같은 전염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라크만의 경고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