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테=AP/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사라테의 사라테 터미널에서 하역한 중국산 BYD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들이 주차돼 있다. 2026.01.21. /사진=민경찬](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10/2026101208181256755_1.jpg)
중국이 신차 개발 '속도전'에 제동을 건다. 전기차 등의 신뢰성 검증 주행거리를 내연기관차 수준인 최소 3만km로 강화하고 1년 이상의 환경 적응성 시험을 요구하는 규제안을 마련했다. 신차를 일단 빠르게 출시한 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보완하는 업계 관행을 줄이고 개발 단계부터 안전성과 내구성을 충분히 검증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12일 중국 경제매체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공안부, 생태환경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최근 자동차의 혁신 설계와 연구개발, 검증 관리를 강화하는 규정의 초안을 공동 발표했다. 최종 확정 전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로 신기능의 안전성을 사전에 평가하고 차량의 신뢰성을 충분히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이차이징은 이번 조치가 지나치게 단축된 중국의 신차 개발 기간을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신차 개발 기간은 약 24개월로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의 약 60개월보다 크게 짧아졌다. 일부 업체는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시험의 80%를 시뮬레이션에 의존하고 실제 시험은 20%만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안은 차량 전체의 신뢰성과 내구성을 검증하기 위해 최소 3만km의 주행시험을 실시하도록 했다. 기존 순수전기차와 연료전지차의 형식 확정 신뢰성 시험거리는 1만5000km로 지난 7월 이를 내연기관차와 같은 3만km로 높이는 국가표준 개정안도 제시됐다. 시험에는 거친 노면과 일반도로, 고속도로, 산악도로 등 다양한 주행 조건을 포함해야 한다. 차체와 프레임, 서스펜션, 조향·제동장치 등 주요 부품의 피로수명과 극한 조건에서의 성능도 검증하도록 했다.
환경 적응성 검증 기간은 최소 1년으로 정하고 두 차례의 겨울과 한 차례의 여름에 해당하는 조건에서 시험을 완료하도록 했다. 여러 시험 차량을 활용해 주요 사양을 모두 검증해야 한다. 실내 환경시험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검증 효과가 실제 도로시험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 여러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동등한 조건을 재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실제 도로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신뢰성 검증도 개발 전 과정에 걸쳐 진행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는 충분한 시험을 거쳐야 하며 신고 자료에 회사 내부 승인 기록을 첨부하도록 했다. 차량을 먼저 판매한 뒤 업데이트로 문제를 수정하는 관행 관련, 사전 검증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리옌웨이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전문가위원은 "규제의 중심이 제품의 기준 충족 여부에서 연구개발 단계의 충분한 검증 여부로 바뀌었다"며 신차를 먼저 출시하고 OTA로 문제를 수정하는 여지가 줄어들면서 신차 개발 주기도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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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험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세부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리 위원은 시험 노면과 하중, 기후 범위, 검증 강도와 통과 기준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뮬레이션 시험으로 실제 도로시험을 대체할 때는 동등한 검증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도어 손잡이와 좌석, 운전대, 차량용 화면 등 신기능의 안전 요건도 강화한다. 도어 손잡이는 극한 환경과 비상 상황에서도 조작할 수 있어야 하며 기계식 보조 설계와 손을 넣어 조작할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완전히 숨겨지는 매립형 손잡이는 금지한다. 주행 안전과 직결되는 기능일 경우 물리적 조작 장치를 유지하도록 했다. 비상 탈출과 긴급 제동, 전원 차단 장치에는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식을 달고 물리적 조작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공업정보화부 등이 발표한 초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혁신 설계가 적용된 차량의 신규 승인 신청 시 기술 제원과 검증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시험을 실시하지 않았거나 검증이 부족한 제품, 허위 자료를 제출한 제품은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일부 업체가 혁신을 내세운 홍보에 치우쳐 안전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안전 평가와 신뢰성 검증을 연구개발 전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