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285평 '비밀의 화원'

[현장클릭]285평 '비밀의 화원'

임동욱 기자
2006.05.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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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중앙회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본관 1층에 임시 기자실을 마련했습니다. 본래 4층에 있던 기자실 공간이 충분치 않자 급히 마련한 것입니다. 기자실이 한 회사 건물에 2개나 있는 셈입니다.

 그 이유를 묻자 농협 측은 급한 상황이 벌어져 많은 기자가 찾게 될 경우에 대비해 마련한 것이라고 합니다. 농협은 현재 정대근 회장의 구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안팎에서 빗발치는 도덕성 논란뿐 아니라 쟁점으로 떠오른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의 분리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정 회장의 구속으로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LG카드 인수전에서도 밀려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있으니 한마디로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농협이 보유했던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부지 285평을 현대차에 매각한 것입니다. 이 땅은 매각가격이 총 66억2000만원으로 평당 2322만원입니다. 어떤 땅이기에 현대차는 농협에 평당 2000만원이 넘게 사들였을까요.

 관계자의 말을 들어봤습니다. 사무공간이 비좁아 허덕이던 현대차는 기존 양재동 사옥 옆에 쌍둥이빌딩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초 강당 등으로 만들어져 층고가 높던 건물 저층부의 설계를 바꾸면서 용적률 문제가 생겼습니다. 현대차 경영진이 층고를 낮추고, 1개 층을 더 넣을 것을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현대차는 고심 끝에 바로 옆에 있던 농협 하나로마트 화단을 사들여 문제를 풀었다는 설명입니다.

 농협 측은 화단을 비싼 값에 팔 수 있어 만족했다는 반응입니다. 또 그 땅이 절실히 필요한 현대차에 이른바 `알박기'로 여겨질까 신경이 쓰였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일단 거래는 깔끔해 보입니다. 양쪽 모두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그 후부터입니다. 검찰이 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을 부지매각과 관련, 현대차에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19일 구속기소했습니다.

 농협 측은 부지매각은 임원의 전결사항일 뿐 중앙회 회장은 직접 결재권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검찰 측이 제시한 혐의로 봐서 농협의 주장은 옹색해 보입니다. 왜 `결재권' 이 없었다는 그에게 이 같은 거액이 전달됐는지 곧이어 있을 재판부의 판결이 이 `비밀화원'의 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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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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